초국경 통해 '큰 손' 알리 모셨기에 '손절' 꿈에도 못 꿔
[메가경제=정호 기자] 국내 물류업계 공룡인 CJ대한통운의 주가가 ‘알리익스프레스(알리)’발 악재로 맥을 못추고 있다.
알리가 유해물질 논란 제품 판매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으면서 지난 5월부터 알리 상품의 국내 배송을 전담하는 대한통운으로 불똥이 튄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대한통운의 주가는 2월 2일 기준 14만8500원을 기록한 이후 알리 결별설이 나온 3월 11만원대 중반으로 내려앉았다. 지난 4월부터 알리에서 파는 일부 품목에서 유해물질이 발견됐다는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하향세를 떨치지 못하더니 최근 10원대가 붕괴됐고 4일주가는 9만4700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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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J대한통운 |
업계 일각에서는 물량을 대거 위탁하는 '큰손'인 알리의 발주량이 줄어들자 대한통운 또한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의 '6월 쇼핑 애플리케이션' 순위를 살펴보면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쿠팡이 3099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알리(625만명)는 11번가(760명), 테무(660만명)에 밀려 4위까지 내려앉았다. 유해물질 상품 이슈와 공정거래위원회의 포위망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가 알리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를 두고 제재하려는 부분은 ▲지난해 9월 신고된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유한회사'의 실질적인 운영 주체 여부 ▲실제 거래된 적 없는 상품의 정가 표기 및 할인 눈속임 ▲상시 제공 쿠폰을 특정 기간에 지급하는 이벤트 눈속임 등이다. 공정위는 이 내용 등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상태다.
공정위가 직접적인 철퇴를 알리에 내리면 대한통운은 발주 물량이 더욱 떨어져나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진출을 위해 대한통운과 수의계약을 맺었지만 올해부터 경쟁입찰 방식으로 변경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택배 단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길들이기'로 내다봤다. 매출 10조의 국내 굴지의 물류회사가 중국 거대 기업을 주무르는 형태가 나타난 셈이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알리 측의 물량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아직 우리가 80%의 소화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통운은 지난해 3월 알리 해외 직구 상품을 3~5일 내로 받을 수 있게 돕는 '초국경'을 내세운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초국경'까지 내세우며 어렵게 유치한 알리를 봤을 때 대한통운은 물량이 떨어져도 '손절'은 어려울 것 같다"며 "상대적으로 국내보다 큰 중국 시장의 물량을 공급받는 입장에서 속만 타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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