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타워점 광고 디스플레이서 송출…"신중히 검수하겠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3.1절을 앞두고 롯데시네마가 때 아닌 일제 강점기 시절 군국주의 상징이었던 '욱일기' 논란에 휩싸였다.
26일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최근 롯데시네마가 서울 월드타워점 광고판에 욱일기가 차용된 홍보 영상을 송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롯데시네마 측은 순간 촬영된 이미지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일본이냐 한국이냐 국적 논란을 겪어 온 롯데그룹과 맞물려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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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메인 광고 디스플레이에서 재생된 해당 광고 영상 [사진=온라인커뮤니티] |
문제가 된 욱일기 장면은 일본 기업 커버에서 운영하는 '홀로 라이브(Hololive)'의 버추얼 유튜버(버튜버) 츠노마키 와타메의 두 번째 단독 콘서트를 홍보하는 영상에 사용됐다.
롯데시네마 운영사인 롯데컬처웍스는 해당 공연 콘텐츠를 버튜버 관련 팬덤 플랫폼 '팬딩'과 협업해 지난달 31일 하루 상영했다. 이 상영에 앞서 지난달 마지막 주 이틀간 월드타워점 중앙 메인 광고 디스플레이에 홍보 영상이 송출됐다.
이 홍보 영상의 41초쯤에는 붉은 섬광이 방사형으로 뻗어나가는 욱일기 중앙부 디자인을 배경으로 공연 제목을 알리는 모습이 노출됐다. 롯데컬처웍스에 따르면 이 같은 욱일기 장면은 실제 본공연 콘텐츠에는 사용되지 않았으며 홍보 영상에만 포함됐다.
욱일기는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일본이 사용한 군기다. 현재는 해상자위대 공식 깃발로 남아 있다. 욱일 문양이 과거 일본 민간에서 두루 사용됐다는 문화적 배경이 있으나,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식민 지배와 군국주의를 연상케 해 거부감을 느끼는 정서가 일반적이다.
유명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이러한 롯데시네마 홍보 영상 속 욱일기 장면이 알려지자 댓글창에는 이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누리꾼들은 "역시 롯데", "롯데는 일본 기업", "한국에서 판매하려면 디자인을 좀 수정해야 하지 않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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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의 홍보 영상 욱일기 논란에 달린 댓글 반응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
롯데컬처웍스 측은 문제의 장면이 의도적인 표현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최근 일부 온라인커뮤니티에 있는 사진은 당사에서 진행한 버추얼 유투버 콘서트 행사 홍보 영상의 디자인 효과가 순간 촬영된 이미지"라며 "의도적으로 욱일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불편함을 느낀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 공연 이후 해당 영상은 송출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는 더 철저한 사전 검수를 통해 오해의 소지가 발생하지 않게 신중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욱일기와 관련돼 롯데와 구설을 겪은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아니다. 지난달 22일 계열사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에서는 욱일기가 그려진 머그컵이 판매됐다.
해당 머그컵은 해외직구 제품으로 '전함 야마토와 욱일기의 머그컵'이란 제품명으로 판매 목록에 올라 왔다. 당시 머그컵 한 개당 판매가는 4만 7600원이었다.
또한 앞서 2016년에는 롯데껌 '자일리톨'의 태국 판매 광고 시안에 욱일기 문양을 사용한 사실이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며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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