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지점 포함, 우리은행 "결정된 것 없어"
금융소비자 약자 위한 전환 점포 등 대응 마련 필요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우리은행이 올해 영업지점(점포)을 대량 축소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말 이미 10개 지점을 폐쇄 또는 통폐합 것으로 알려진다. 업무 효율화 명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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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명동 사옥 본사 전경. [사진= 우리은행 제공] |
9일 은행권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하반기 점포를 대량 축소 또는 통폐합할 예정이다. 외곽지역 포함 서울 중심지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일각에서는 올해 총 50개 가량의 점포 수가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흘러 나온다.
이러한 방침은 올해 초에 나온 것으로 전해지며 실행은 11월 또는 12월 사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우리은행 내부 관계자는 “하반기 축소 대상 지점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는 상황이지만, 개별 통보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라며 “서울 주요지점 포함 지방에 있는 지점 중 실효성이 없는 위주로 정리 중에 있는 것을 안다. 다만, 아직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일선 영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시점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내부에서는 해당 지점 중 일부의 경우 규모가 있는 지점과 통폐합을 통해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금감원이 2020년부터 은행 점포 감축에 제동을 걸면서 가이드라인 준수에 따라 통폐합을 진행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내부적으로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금감원의 깐깐해진 점포폐쇄 절차에 은행들은 출장소 전환으로 가고 있는 추세다.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영업점 8개 중 1개는 일반 지점에 비해 규모가 작은 출장소로 운영 중이다. 출장소는 어느 특정 지점의 소속을 뜻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초 71개 지점을 ‘점’으로 격하 시킨 바 있다. ‘점’은 출장소 개념보다 규모(인원 기준 6명)가 있는 것으로, 지점장(지배인)이 없는 상태로 운영하게 된다. 법률상의 기업여신은 취급이 안된다.
우리은행은 앞서 지난 3월 이미 서울 주요지점 포함 10지점을 축소했다. 대상은 망원역, 성수 IT, 양재역, 역전, 아시아선수촌·압구정현대 PB 영업점 출장소, 지방 부산동백지점 등으로 알려진다.
특히 망원역의 경우 시장과 근접해 있고, 아파트 등 주택거주지 지역으로 알려져 있어 서민고객 방문수가 많은 지역으로 기본 소호거래업무가 많은 곳이다. 망원역은 서교중앙금융센터와 통합됐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미세하게 점포를 축소해왔다. 점포를 축소하는 배경은 비용절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상 은행들은 영업점의 경우 건물을 임대해서 쓰는데 임대료가 많이 나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점포 축소 규모 등과 관련해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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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지점 간판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
현재 시중은행들은 점포 축소 및 폐쇄를 가속화하고 있다. 금감원 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말 6771개였던 은행 점포 수는 해마다 300여개씩 줄며 지난해 말까지 1016개가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중점으로 국내 영업점(지점·출장소 합산)은 2826곳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57곳 줄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시중은행들의 지점 축소는 디지털 금융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의 결과물로 해석한다. 하지만 아직 디지털금융에 취약한 금융약자(고연령층, 장애인 등)의 경우 오프라인 지점을 방문해야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기에 금융약자를 배려한 특화점포 대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 점포를 없애는 과정은 디지털 시대에 따른 과정이긴 하지만, 디지털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금융소비자 배려 차원에선 공공기관의 역할도 필요하므로 1인 전담 고객 채널 응대 서비스와 같은 실질적인 대응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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