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이종빈 기자] 서울에 사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체감 집값 차이가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이다.
계층 간 가구 소득 격차가 커진 탓에 체감 집값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 소득 격차는 역대 최악 수준으로 벌어졌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가구 평균 소득(균등화처분가능소득)은 5배 이상 차이가 났다. 저소득층의 소득은 줄어든 반면 고소득층의 소득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26일 KB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연 소득(명목) 하위 20%인 1분위 가구(2인이상·도시가구)의 서울 주택 가격(KB시세) 1분위 기준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Price to income ratio)은 21.0이었다.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동에 위치한 개미마을. [사진 = 연합뉴스]](/news/data/20190326/p179565879201822_585.jpg)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 가구가 소득 수준과 비슷한 하위 20% 가격의 주택을 사려면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21년간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
PIR은 연평균소득을 반영한 특정 지역 또는 국가 평균수준의 주택을 구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이는 가구소득수준을 반영해 주택가격의 적정성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지수다. 예를 들어 PIR이 10이라는 것은 10년 동안의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간과 차이가 있지만, 소득과 비교한 주택 가격을 보여주기 때문에 흔히 체감 집값 지표로 활용된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가 가격 상위 20% 주택을 지출 없이 살 수 있는 기간(PIR)은 14.6년이었다. 고소득층 가구와 저소득층 가구의 PIR 차이는 6.4년이었다. 같은 달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크다.
같은 분위의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한 1분위와 5분위 가구 간 PIR 격차는 2008년 12월 5.2를 기록한 뒤 꾸준히 하락세를 유지해 2017년 12월에는 2.0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분배 악화까지 심화하면서 분위별 PIR 격차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벌어졌다.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집값이 고소득층에 비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는 빈부격차로 서민들의 주택마련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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