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장찬걸 기자]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자 정부가 방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30일 북한 ASF 발생 사실이 공식 확인되자 “북한 접경지역에 대한 방역상황을 재점검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공항과 항만에 이어 북한 접경 지역이 이 질환의 새로운 유입 통로가 될 가능성이 커진데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는 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은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유럽 지역 등에 비해 ASF 유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평가돼 왔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최근 인천공항 입국장의 방역 상황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news/data/20190531/p179565906282619_226.jpg)
이 총리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관계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히 협조해 북한 접경지역의 방역상황을 긴급히 재점검하고, 차단 방역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또 “통일부와 협조해 북한과의 협력 방안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 총리는 오는 1일 멧돼지 등을 통한 ASF 유입 우려가 있는 임진강·한강 하구 지역을 방문해 방역상황을 직접 점검하기로 했다.
북한 당국은 이날 ASF 발병 사실을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공식 보고했다. 질병 발생 확인 시점과 장소는 지난 25일 자강도 우시군 북상 협동농장이었다. OIE에 따르면 북한 내 ASF는 지난 23일 북상 협동농장에서 처음 신고됐고 이틀 뒤 확진판정을 받았다.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99마리 중 77마리가 해당 질병으로 폐사하고, 22마리는 살처분됐다. 북한 당국은 이동제한, 봉쇄지역 및 보호지역 예찰, 사체·부산물·폐기물 처리, 살처분, 소독 등의 방역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ASF는 예방 백신도 치료제도 개발돼 있지 않은데다 급성일 경우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또 바이러스성 질환이어서 전염성이 강하고 바이러스의 생존력도 동시에 강한 가축 질병으로 꼽힌다.
이 질병은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주로 발생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중국과 베트남, 몽골 등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보건 당국이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던 중 이 질병이 한반도에 침투한 것으로 확인되자 농축산부는 31일 오전 이재욱 차관 주재로 긴급 회의를 열고 상황 점검과 대책 마련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오후에는 통일부, 행정안전부, 환경부, 국방부 등 정부 유관 부처와 경기도, 강원도 등 접경지역 지자체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상황을 공유하는 한편 협력 방안 마련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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