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는 어디 가고 '싼커'만... 면세점업계, 다국적 마케팅 '잰걸음'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3-12-21 14:17:39
  • -
  • +
  • 인쇄
'유커' 수요 사라지자 개별 여행객 잡기 분주... 업계 "제휴마케팅 강화"
업계 "유커 회복 속도 더뎌, 타겟 고객 다각화로 돌파구 마련 해야"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면세점 업계가 엔데믹 전환 후 보복 소비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했던 중국인 단체여행객(유커)이 좀처럼 늘지 않자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 업계는 유커 대신 개별 관광객과 다국적 관광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돌파구 찾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유커들이 시내 면세점이나 공항 면세점을 휩쓸면 대형 소비로 이어지면서 면세점도 호황을 누렸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커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가성비 높은 소비로 전환하는 추세다. 중국내 경기 불황이 지속하면서 유커들이 소비패턴이 달라진 것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내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면세점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롯데면세점]

최근 중국은 극심한 경기침체 여파로 청년 실업률은 석달 연속 20%를 상회하고 있으며, 주식과 부동산도 20~30% 이상 폭락해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면세점협회의 10월 산업총괄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3894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5% 감소했다. 특히 10월 매출액은 전월보다 6.4% 감소해 지난 3월 이후 7개월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면세점 업계도 마냥 유커의 소비가 풀리기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주요 타겟을 개별 여행객과 다국적 여행객들에 맞춰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 면세점은 최근 국내 면세업체 중 처음 글로벌 외항사 캐세이퍼시픽과 협약을 맺고 외국인 개별관광객 선점에 나섰다.

캐세이그룹은 캐세이퍼시픽항공과 쇼핑·다이닝·웰니스 계열사 통합 마일리지 '아시아 마일즈'를 운영하는데, 이번 협약으로 내년 2월부터 캐세이 회원은 아시아 마일즈 온라인몰에서 신세계면세점 선불카드를 사서 면세쇼핑을 할 수 있다. 신세계면세점에서 면세품 구매 시 아시아 마일즈 적립도 된다.

유신열 신세계면세점 대표는 "언제까지 중국만 바라보는 마케팅을 해야 하느냐는 근본 의문이 있었다"며 "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나, 중국 일변도 시장을 탈피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게 면세점의 전략이 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도 개별관광객을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알리페이 플러스를 통해 중국 알리페이는 물론 홍콩과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이탈리아 등 12개 시장의 결제수단까지 확대 도입해 글로벌 고객의 편의를 높이고 있다.

또한 지난 9월부터는 국내 면세점 업계 최초로 영어, 일어, 태국어, 아랍어 등 7개 언어에 대해 전문 통역사를 연결해주는 모바일 통역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난 10월에는 대만 1위 교통카드 운영사 이지카드(EasyCard)와 포괄적 마케팅 협업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이지카드 이용객 대상으로 롯데면세점 방문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카카오뱅크와 롯데면세점 혜택을 제공하는 26주 적금을 출시한 바 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랑콤, 라메르 등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와 손잡고 최상위 고객을 대상으로 수차례 뷰티클래스를 진행했으며, 지난 10월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 한복판에 국내 최초 면세점 쇼룸'LDF HOUSE(엘디에프 하우스)'를 오픈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대한항공, 여기어때, 토스뱅크, KB국민은행 등 다양한 기업과 제휴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 연말에도 개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인천공항점을 포함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모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오는 31일까지 최대 16% 할인을 제공하는 선불카드(나우페이) 지급 행사를 진행한다.

동대문점에서는 뷰티 브랜드 라메르(LA MER)와 협업해 오는 31일까지 개인별 맞춤 '1:1 스킨케어 서비스'를 진행한다. 서비스를 체험한 고객 중 $500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소정의 라메르 사은품을 증정한다.

인천공항점에서는 오는 26일부터 내년 2월 29일까지 24$이상 구매 고객 대상으로 총 500개의 마티나 라운지 40% 할인권과 손부채를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10월 문을 연 국내 첫 면세점 쇼룸 LDF하우스에선 NCT드림, 준호에 이어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높은 '잔망루피' 팝업을 내년 1월말까지 연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농심 신라면, 호텔스컴바인, CGV 등 다양한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네이버, 데일리샷 등 IT 기업과의 기술 제휴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 에스티로더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와도 제휴 마케팅의 일환으로 수차례 뷰티클래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JAL, 중화항공 등 해외 항공사와도 마일리지 적립 제휴를 맺고 있으며, SSF샵 및 마켓컬리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멤버십 제휴를 통해 양사간 멤버십 고객에게 할인쿠폰 등 상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여행 트렌드 변화에 따라 개별 관광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채널과 손잡고 제휴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유커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면세점 업계 화두는 개별 관광객의 눈높이에 맞게 흥미와 관심을 끌고 혜택을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넥써쓰, 크로쓰x 스테이블코인 테더-게임토큰 거래쌍 도입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30일 넥써쓰 관계자에 따르면 넥써쓰가 블록체인 통합 앱 크로쓰x(CROSSx)에 테더(USDT)와 게임토큰 거래쌍을 새롭게 도입한다. 기존의 크로쓰 토큰($CROSS)과 게임토큰 거래쌍 외에 테더를 활용해 직접 거래가 가능하게 된다.이번 거래쌍 도입은 이용자 편의성과 접근성 확대를 위한 조치다. 스테이블코인인 테더를 통해 별도의

2

KB금융, ‘찾아가는 산업현장 안전 캠페인’ 실시
[메가경제=최정환 기자] KB금융그룹은 지난 28일 안전한 근무 환경 조성과 체계적인 산업 재해 예방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서 ‘찾아가는 산업현장 안전 캠페인’을 실시했다고 30일 밝혔다.이번 캠페인은 언어·문화적 차이로 안전수칙 이해에 어려움이 있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KB금융은 이번 부산 지역 안전교육을 시작으로 올

3

NH농협은행, 외국인 근로자 위한 'NH K-외국인신용대출' 출시·
[메가경제=최정환 기자] NH농협은행은 국내 체류 외국인근로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NH K-외국인신용대출'을 출시했다고 30일 밝혔다.이번 상품은 지난 25일 출시한 NH글로벌위드 패키지의 후속 상품으로 해외인력 유입 증가에 따른 금융 수요에 대응하고, 외국인 고객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대출대상은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