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 '차액가맹금' 항소심 패소 파장... "1심 보다 3배 급증 210억 반환"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4-10-23 15: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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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본부들 줄 소송 가능성에 '좌불안석'
법원, '계약서' 없는 물품 마진 '불법'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차액가맹금 소송 주의보’로 비상이 걸렸다. 최근 법원이 차액가맹금 분쟁 항소심에서 피자헛 가맹점주들의 손을 들어 줬기 때문이다. 국내 대부분 프랜차이즈 본부가 로얄티 대신 물품가액에 마진을 붙인 ‘차액가맹금’을 수취해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자헛 관련 소송이 업계에 미칠 파장은 막대할 전망이다. 

 

23일 관련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수십 명이 한국피자헛 유한회사에게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의 소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인 가맹점주들은 지난 2022년 1심에서 승소했고, 한국피자헛 가맹본부가 제기한 항소에서도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 

 

▲ 피자헛이 차액가맹금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210억원의 반환금을 배상할 처지에 놓였다. [사진=피자헛 홈페이지]

한국피자헛은 항소심까지 패하면서 부담이 커지게 됐다. 1심에서 부당이익금 대상으로 지목된 차액가맹금 약 75억원을 반환하라는 명령을 받았으나, 2심에서는 반환금이 이보다 약 세 배 가까이 증가한 210억원이 됐다.

1심은 차액가맹금 반환 대상 기간을 2년(2019~2020년)으로 봤지만, 2심은 이보다 5년이 더 길어진 7년(2016~2022년)으로 확대 인정했다. 한국피자헛은 대법원 판단까지 들어보겠다며 불복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은 차액가맹금이 분쟁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물류 마진으로 일컬어지는 차액가맹금은 다수의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채택하고 있다. 가맹점에 원재료 등을 제공할 때 가맹본부가 일정한 마진을 붙여 수익을 취하는 방식이다.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은 물류 마진을 부과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며 가맹본부의 차액가맹금 징수를 부당이익이라 규정했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주들에게 6%의 수수료를 받고 있기에 차액가맹금이 이중 수수료라는 주장이다.

2심 법원은 “차액가맹금을 수령하려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피고의 차액가맹금 수령을 정당화하는 근거나 합의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한 “이 사건에서 문제 되는 것은 피고가 차액가맹금을 수령할 법률상 원인이 있는지 여부”라며 “그에 해당하는 원인이 없다면 피고가 수령한 차액가맹금은 그 자체로 부당이득이 되는 것이며, 다른 가맹본부의 차액가맹금 실태나 시중 거래 가격과의 비교, 차액가맹금의 액수 등으로 부당성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이러한 판단은 차액가맹금 부과 자체가 근본적으로 법적인 설득력이 없다는 해석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문제는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대다수가 가맹점으로부터 차액가맹금을 징수하는 상황이라 가맹점주의 집단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차액가맹금 분쟁 가능성이 커졌음에도 이를 해결할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업계 대표 단체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해결 방안을 도출하기가 현 상황에서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가맹본부들을 대상으로 어떠한 (차액가맹금)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에 매우 조심스럽다"면서 "피자헛 소송이 대법원까지 이어지는 만큼, 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은 후에 이 문제를 언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대법원 판결까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법에서 민사재판의 대법원 판결은 5개월 내 확정하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해 기준 1심부터 대법원 판결까지 민사재판은 평균 1095일이 걸리는 것으로 집계된다. 피자헛 항소도 2022년 항소가 이뤄져 올해 2심 판결이 나온 것을 고려할 때, 대법원 판결의 지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관련 소송을 제기하는 가맹점주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차액가맹금이 관행처럼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피자헛 판결은 프랜차이즈 업계에 떨어진 대형 악재라 봐도 무방하다"며 "대법원 선고까지 시간을 고려한다면 협회 차원의 대응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하는 상황이지만, 쉬쉬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곧 제2의 피자헛 사태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가맹점주를 보호하기위한 관련법 개정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6월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차액가맹금에 관한 정보가 영업비밀로 분류돼 공개되지 않고 있어 사전에 가맹희망자가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심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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