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질소 과자' 지적…포장 축소 등 노력 무색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오리온 포카칩에서 내용물 없이 질소만 채워진 상품이 판매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오리온은 기존에도 내용물보다 질소가 더 많은 '과대포장' 지적을 받아온 터라 뒷말을 낳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수년간 회사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공을 들여왔으나 최근 거듭된 제품 논란으로 오명을 씻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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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가 SNS에 올린 '질소 포카칩' 인증 영상 [당사자 SNS 캡처] |
최근 주요 SNS 플랫폼을 통해 '새로 나온 포카칩 샀는데 질소만 온 거 실화냐'라는 내용의 짧은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상 속에는 한 소비자가 오리온의 봉지 과자 '포카칩 맥스 블랙트러플' 상품을 손에 쥐고 흔들어본 후 가위로 봉지를 잘라 텅 빈 속을 보여주는 내용이 담겼다.
온라인을 통해 해당 상품을 구매한 A 씨는 오리온에 이에 대한 민원을 접수하고 본사로부터 받은 답변을 SNS에 공개했다. A 씨에 따르면 사측은 "공정 과정 철저히 하겠다. 구매한 포카칩에 대한 2270원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이러한 오리온의 대응에 대해 "이런 일이 사실 흔치 않기에 무슨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인지 말해주면 좋았을 것"이라며 "그저 공정 문제로 질소만 들어간 게 확인돼 죄송하다는 한마디가 아쉬움이 남는다. 2270원이 없어서 그러는 것도 아니고 과자는 제 돈으로 100봉지도 더 사 먹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해당 게시물에는 "이제 질소 사면 과자 주는 이벤트 기간 지났나 보다", "봉지 안에 과자 향이 나는 거냐", "포카칩 MAX여서 질소가 MAX로 왔네", "저게 말로만 듣던 제로 포카칩이냐" 등의 누리꾼들의 조롱이 쇄도하고 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오리온은 극히 드문 사고라는 입장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이에 대해 "먼저 고객에게 정중히 사과드린 후 규정에 따른 환불 절차를 안내했다"며 "더불어 제조공정을 철저히 점검해 해당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품 생산 라인에 중량 미달 제품을 제거하는 설비가 있으나 이번 사례는 극히 드문 기계적 오류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제조공정을 철저히 점검하고 기계적 오류를 최소화할 방안을 수립 중"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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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가 SNS에 올린 '질소 포카칩' 인증 영상 [당사자 SNS 캡처] |
최근 오리온의 질소 과자 논란은 이번 A씨의 경우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는 오리온의 또 다른 제품 오감자를 구매한 소비자 B씨가 "오감자가 과자는 없이 질소로만 채워진 빈 과자 봉지였다"고 주장하며 빈 봉지를 인증하는 사진 등을 블로그에 게시해 한 차례 이목을 끈 바 있다.
그간 오리온을 비롯한 제과업계는 포장 속에 내용물보다 질소가 더 많이 들었다는 의미로 '질소 과자'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은 실정이다.
수년 전에는 이러한 실태에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들 목소리가 커져 사회적 문제로도 인식됐었다. 당시 온라인상에서 "돈 주고 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안에 딸려 왔다"는 비아냥까지 유행할 정도였다. 심지어 일부 청년들은 봉지 과자 묶음으로 뗏목을 제작해 한강을 건너는 퍼포먼스로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도 했다.
이에 오리온은 지난 2014년과 2015년에 걸쳐 제품의 포장 크기를 줄이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통해 일부 제품에는 가격은 유지한 채 내용물을 늘리는 등의 개선 작업도 진행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거듭된 불량 포장 상품 여파로 오명을 떨치기 위한 오리온의 지난 9년간 노력이 허사가 되지 않을지 비판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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