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김민성 기자] 밥상물가가 흔들리고 있다. 가뭄, 폭염 속에 가축전염병까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소비자물가가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와 가뭄 여파로 생육 부진의 채소, 과일, 달걀값이 급등하는 등 신선식품 가격 상승률이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들어 2%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1월 2.0%를 기록한 이후 2월 1.9%~3월 2.2%~4월 1.9%~5월 2.0%~6월 1.9%의 추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밥상물가로 이어지는 신선식품지수는 신설과실(21.4%)을 비롯해 신선어개(6.7%), 신선채소(1.6%) 등이 모두 오르면서 전년 동월 대비 10.5% 뛰어올랐다.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이 두 자릿 수를 기록한 것은 5개월 만이다.
농·축·수산물은 7.6% 올라 전체 물가를 0.59%포인트 끌어올렸다. 올해 1월8.5%를 기록한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보인 것이다. 농산물은 7.0%, 축산물은 8.6%, 수산물은 7.8% 상승했다.
특히 AI가 다시 확산되면서 달걀값이 69.3%나 오르며 좀처럼 높은 가격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달걀값 상승세를 잡기 위해 태국산 달걀 28만개를 전격 수입하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하루 평균 국내 달걀 소비량(4000만개)로 0.7%에 불과해 그 영향이 미미했다. 병아리가 산란계로 클 때까지는 반 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달걀값 상승세는 연말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달걀 외에도 오징어는 어획량 부족으로 62.6%가 올랐고 가뭄 속에 작황이 안좋은 감자, 35.6%, 토마토 29.3%, 수박 27.3% 등의 가격이 치솟았다.
석유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상승하는 데 그쳐 상승폭은 줄어들었다. 정부는 미국 원유 생산 증가 등으로 국제 유가가 최근 하락세를 유지함에 따라 상승폭이 둔화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쌀, 휘발유 등 국민들이 자주 사고 지출 비중도 커서 실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원 대비 2.3% 높아졌다.
공급 변동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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