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기계, 대리점 줄 돈에서 미수금 공제 '갑질' 덜미...공정위, 과징금 부과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6-23 23:38:28

현대중공업그룹 건설장비 계열사 현대건설기계가 구매자로부터 돈을 떼이면, 이를 대리점에 떠넘겨 손실을 피한 사실이 드러나 과징금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조선해양과 현대건설기계가 건설장비 구매자의 미납금을 판매수수료 등 채권과 상계하는 수법으로 판매위탁 대리점에 손실을 떠넘긴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500만 원을 부과한다고 23일 밝혔다. 


현대건설기계는 한국조선해양(옛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7년 4월 인적 분할을 통해 설립됐다.
 

▲ 현대건설기계 3톤급 지게차 [사진= 현대중공업그룹]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는 2009년 6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약 7년간 대리점에서 판매한 건설장비 대금이 구매자의 귀책사유로 미납되는 경우, 대리점에 줘야 할 판매수수료 중 못 받은 대금만큼을 공제하고 나머지만 지급했다.

현대건설기계는 대리점과 계약을 맺을 당시 구매자의 부도나 파산 등으로 미수금이 발생하면 대리점에 채무를 청구할 수 있고, 공제도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근거로 대리점에 달마다 지급해야 할 수수료에서 미수금을 뺀 나머지 금액만을 지급한 사실이 공정위 조사에서 확인됐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2016년 5월 관련 계약조항을 없애고, 구매자의 귀책사유로 받지 못한 미수금을 수수료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대리점에 전가하는 행위를 중단했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대리점들은 계약에 따라 현대건설기계의 업무상 지시·감독을 받는 위치에 있다”며 “모두 현대건설기계의 제품만을 취급하는 전속대리점이고, 경쟁업체들도 지역마다 전속대리점을 두고 있어 대체 거래선을 확보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고 현대건설기계의 거래상 지위를 인정했다.

이어서 “자신이 부담해야 할 구매자에 대한 매매대금 회수 책임을 상계의 방법으로 대리점에 전가시킨 것으로 부당하다"며 "특히 구매자의 귀책사유로 발생한 미납금을 대리점에 지급할 수수료와 상계하는 내용의 거래조건은 대리점에게 수금의 대가로 지급하는 수수료(매매대금의 2%)에 비해 지나치게 과다한 불이익을 부과한 것으로 대법원이 민사재판에서 위법한 것으로 판단한 바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본사-대리점 간 거래 시 대리점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고, 대리점에 상품대금 전부에 대한 책임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행위가 근절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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