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울진·삼척 역대급 산불에 강원·경북 '재난사태' 선포...축구장 4621개 면적 피해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3-05 0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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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4번째 선포..“정부 인력·장비·물자 총동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행안부 장관 본부장
울진 한울원전 주변은 안정상태...삼척 LNG생산기지 위협
‘야간대응 체제’ 전환...인명·시설물 보호 주력
주택·창고 등 49곳 불타...산불영향구역 3300㏊

경북 울진군에서 발생해 강풍을 타고 강원도 삼척까지 번진 역대급 산불과 관련해 재난사태가 선포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4일 오후 10시를 기해 강원과 경북에 재난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번 재난사태는 역대 4번째다. 2005년 4월 강원도 양양 산불, 2007년 12월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유출 사고, 2019년 4월 강원 산불에 선포됐었다.
 

▲ 정부가 대형 산불이 울진에서 발생해 삼척까지 확산함에 따라 강원과 경북에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사진=KBS 1TV 뉴스특보 방송화면 캡처]

재난사태는 국민의 생명 및 재산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중앙안전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행정안전부 장관이 선포한다.

그러나 이번 산불처럼 긴급한 조치가 필요할 때는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먼저 재난사태를 선포한 뒤 추후 중앙안전관리위원회의 승인을 받는 절차를 밟는다.

정부는 재난사태 선포를 통해 인력·장비·물자의 동원, 위험구역 설정 등의 긴급 조치를 취하게 된다. 강제대피, 출입제한, 통제 등 대피 명령을 내리고 응급지원, 행정기관 소속 공무원 비상소집 등 산불 대응에 필요한 조치도 행한다.

▲ 울진·삼척 산불 확산 현황. [그래픽=연합뉴스]

전해철 중대본 본부장은 “강풍이 내일까지 지속돼 산불 확산 위험성이 매우 높고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불 대응·복구를 위한 범정부적 역량을 결집해 총력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정부는 이번 산불의 확산 방지와 피해 조기 수습을 위해 이날 오후 9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가동했다. 본부장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맡고 관계 부처 합동으로 실무반이 꾸려졌다.

이날 산불은 오전 11시 17분께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발생했다. 도로변에서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인근 산 정상 부근으로 번졌고, 이어 강원도 삼척까지 확산했다.

▲ 4일 오후 경북 울진 북면의 한 주택에 산불이 옮겨붙어 타고 있다. [울진=연합뉴스]

이날 울진 일대에는 건조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순간 초속 25m가 넘는 강풍이 서남서쪽에서 불면서 산불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당국은 오후 1시50분 전국 소방동원령 1호를 발령한데 이어 오후 2시 10분에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했다.

산불은 발생지로부터 약 10㎞ 떨어진 울진 한울원전 경계선 안까지 번졌지만, 산불진화자원을 집중 투입해 필사의 방어로 현재 원전주변은 안정상태다. 하지만 산불이 삼척으로 이어지며 호산리 LNG 생산기지를 위협하면서 소방 당국은 대원과 장비를 LNG 기지에 집결시키는 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불이 처음 발생한 울진군 북면 두천리를 비롯해 상·하당리, 사계리, 소곡리 등 9개 마을 2215가구 주민 3900여 명이 산불 현장과 떨어진 마을회관,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 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북쪽인 강원 삼척까지 번지는 가운데 삼척시 원덕읍 옛 7번 국도 주변 산림이 불에 타고 있다. [삼척시 제공]

산불이 강원도 삼척으로 확산하자 삼척시도 원덕읍 월천리·산양리·노경리·사곡리·기곡리 주민 1천여 명에 대피령을 내렸다. 원덕읍 호산리 호산교차로∼울진 방향 7번 국도는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산림 당국은 지금까지 산불영향구역이 울진 3240㏊, 삼척 60㏊ 등 3300㏊로 축구장 면적 4621개에 이르며 최근 10년래 최대 피해규모라고 밝혔다.

최근 가장 피해가 컸던 산불은 2020년 4월 안동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었다. 이로 인해 산림 1944㏊이 불탔고 삼림 피해액은 208억9800만 원에 달했다.

▲ 4일 오후 경북 울진 북면 한 공장에 세워진 차들이 불에 타 뼈대만 남았다. [울진=연합뉴스]

이번 울진·삼척 산불로 인해 지금까지 산림피해 외에도 주택과 창고 등 50여 곳이 불에 탄 것으로 추정된다. 울진에서 주택 39곳, 창고 6곳, 비닐하우스 4곳 등 49곳이 불에 탔고 삼척에서도 민가 4채가 소실됐다.

이번 산불 진화에는 광역단위 산불진화헬기 100%와 관할기관 진화대원 100%가 투입됐다. 산림당국은 해가 진 이후에는 헬기를 투입할 수 없어 야간산불진화 체계로 전환했다.

산불진화대원 1800여명을 한울원전 부근과 산불이 확산되는 지역 주변에 배치해 인명과 주요시설물 보호에 집중하고 있다. 해가 뜨면 산불진화헬기 43대를 동원해 진화할 계획이다.

이재민들은 추가 피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잠 못드는 밤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종합>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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