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제기한 시세조종 논란...조사 장기화 할 듯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4-10-20 09:00:09
  • -
  • +
  • 인쇄
매도 경로 등 단서 불명확해 규명 난항 관측도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고려아연경영권 분쟁의 또 다른 쟁점인 '시세조작' 의혹에 증권가가 긴장하는 기색이다.

 

조작 여부가 드러나면 고려아연 분쟁의 돌발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초기 단서가 아직 불명확해 당국의 조사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왼쪽부터)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각 사 제공]

 

2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14일 고려아연 주가는 오후 1시15분께 82만원까지 올랐다가 급락해 77만9000원 바닥을 치고 79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당시 MBK·영풍은 주당 83만원으로 공개매수를 했고, 고려아연 경영진은 이에 맞서 이보다 훨씬 비싼 89만원에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누군가가 MBK·영풍에 유리하도록 회사 주가를 내리고자 비정상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는 것이 고려아연의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17일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내고 관련 조사를 요청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프로그램 매매라고 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패턴이 차트에서 계속 보였다. 특정 가격이 유지되면 갑자기 매도가 쏠려 가격이 더 내려가는 형태도 반복해 나타나 금융당국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당일 고려아연을 최다 순매도한 시장 참여자는 개인으로 658억여원을 팔았다. 연기금 등이 150억원, 보험과 투신 회사가 각각 약 100억원을 매도했다. 금융투자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727억과 245억을 매수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시세조작과 관련한 이 명확하지 않아 조사가 길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KRX 자료를 보면 이날 주요 증권사 창구별로 고려아연의 순매도량은 NH투자증권이 7432주, 미래에셋증권 1만5663주, 한국투자증권 1만3150주, 삼성증권 1만1930주, 신한금융투자 5402주 등이었다.

 

주가조작에 악용된 매도 경로가 당장 명확히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MBK·영풍과 고려아연 양측의 공개매수는 투자자마다 세금 등 이익 계산이 복잡하다"며 "각자 다른 셈법에 따라 매도·매수가 대거 몰린 셈인데, 여기서 비정상 거래를 찾아내는 것이 조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BK·영풍은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 측이 기업가치를 낮추고 독단적으로 운영해 지분 확대로 회사 주도권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최 회장 측은 MBK·영풍이 단기 이익을 노린 '적대적 M&A'를 벌이고 있으며, 공급망 안정과 고용 유지 등을 위해 경영권을 방어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MBK·영풍은 14일 끝난 공개매수로 5.34% 지분을 추가 확보해 회사 지분율을 38.47%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최 회장 및 우군 진영의 지분 33.99%을 웃돈다. 앞으로 양측은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을 앞두고 지분 매입과 여론전을 계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S-OIL, AI 영상으로 '생태 보전 ESG 메시지' 전한다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S-OIL(에쓰오일)은 생성형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생태 보전의 의미를 담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공식 유튜브 채널로 공개했다고 28일 밝혔다. 기존에 사진 중심으로 남기던 사회공헌 활동 현장 기록을 영상으로 재구성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가치를 보다 생생하게 전하기 위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2

"OLED 한계 깼다" LG디스플레이, 720Hz·5K2K 세계 최초 공개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고·최초 기록을 앞세운 모니터용 OLED 패널을 대거 공개하며 글로벌 게이밍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LG디스플레이는 내달 6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현존 OLED 패널 가운데 세계 최고 주사율 720Hz 세계 최초 39인치

3

“사후 감사는 끝” 강원랜드, 생성형 AI 기반 스마트 감사시스템 도입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강원랜드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감사체계를 도입하며 감사 업무 전반의 혁신에 나섰다.강원랜드 감사위원회(상임감사위원 안광복)는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감사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고 28일 밝혔다. 감사위원회는 오는 29일 안광복 상임감사위원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스템 오픈식을 열고, 인공지능 대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