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표에 이준석 당선 "헌정사 첫 30대 당수"..."대선승리 위해 다양한 주자들과 공존"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6-11 12: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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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중 토론배틀로 대변인단 선발…"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
4·7재보선서 드러난 변화와 세대교체론에 중진들 속수무책
최고위원 조수진·배현진·김재원·정미경...청년최고위원 김용태

‘36세의 0선’ 이준석 후보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에 선출되며 한국 정치사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4·7재보선에서 드러난 2030세대의 ‘변화에 대한 강력한 열망’이 제1야당 전당대회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경선 결과 43.8%를 득표해 2위인 나경원 후보(37.1%)를 누르고 당권을 차지했다.
 

이 대표는 선거인단 투표 5만5820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8.76%로 최종 합산 결과 43.82%(총 9만3392표)를 얻어 1위로 당선됐다.
 

▲ 국민의힘 이준석 새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선거인단 투표는 6만1077표로 앞섰지만 국민여론조사(28.27%)와 최종 합산(37.14%·7만9151표)에서 이 후보에게 뒤졌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선거인단 2만5109표, 여론조사 7.47%, 최종 합산 14.02%(2만9883표)를, 조경태 의원은 선거인단 4347표, 여론조사 2.57%, 최종 합산 2.81%(5988표)를, 홍문표 의원은 선거인단 2841표, 여론조사 2.94%, 최종 합산 2.22%(4721표)를 각각 기록했다.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집권여당이나 제1야당에서 30대가 당수가 된 것은 처음이다. 원내 경험이 전무한 이 대표는 도합 18선의 중진 4명을 꺾는 초유의 이변을 일으켰다.

최고위원으로는 조수진·배현진·김재원·정미경 후보가, 청년최고위원에는 김용태 후보가 선출됐다.

애초 본경선에서는 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가 반영돼 조직을 오래 다져온 중진들이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당심이 민심과 괴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1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 된 뒤 김기현 원내대표 및 신임 최고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이같은 ‘이준석 돌풍’을 예견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경선 과정을 거치는 동안 산전수전 다 겪은 중진들은 거센 세대교체론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 대표가 지난달 초 출사표를 던졌을 때만 해도 그의 당선을 진지하게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레이스 초반 일부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이 대표의 저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을 형성했다.

예비경선을 단연 1위로 통과한 뒤 집중 견제를 받았지만, 그럴수록 이 대표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은 더 높아졌다.

▲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 이준석 프로필. [그래픽=연합뉴스]

이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캠프 사무실, 지원 차량, 홍보 문자가 없는 3무(無) 선거운동으로 신선하다는 평을 들었고, 불과 사흘 만에 후원금 1억5천만 원을 모으는 팬덤도 과시했다.

또, 부모뻘 경쟁 주자를 향한 잇단 '돌직구' 발언들은 기성 정치인의 관성적인 어법과 수사에 지친 유권자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했다.

대선정국과 맞물린 세대교체론이라는 거대한 파고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드러난 만큼, 당분간 중진들의 정치적 공간은 넓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1차 전당대회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나경원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선 경력에 원내대표까지 지낸 나경원 후보는 지난해 총선, 올해 초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이어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낙선하며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됐다.

보수텃밭인 대구·경북(TK) 출신의 당내 최다선(5선) 주호영 후보 역시 정치적 내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진들은 까마득한 정치후배를 상대로 '계파 논쟁'을 제기하면서 구시대적 선거운동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의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대선 승리’ ‘공존’ ‘새 역사’ ‘공정한 기회’ 등의 키워드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우리의 지상과제는 대선에 승리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대선주자 및 그 지지자들과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내가 지지하는 대선주자가 당의 후보가 되고, 문재인 정부를 꺾는 총사령관이 되기를 바란다면, 다른 주자를 낮추는 것으로 그것을 달성할 수는 없다”며 “상대가 낮게 가면 더 높게 가고, 상대가 높다면 더 높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경쟁원칙”이라고 강조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향해 쏟아진 흑색선전과 원색적 비난과 관련해서도  “누구에게도 그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고, 누구도 저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함을 표시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간 이후로 우리 사이에서 상호 간의 논리적인 비판이나 진심 어린 지적이 아닌, 불필요한 욕설과 음모론, 프레임 씌우기 등의 구태에 의존하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당원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맞서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심판을 위해 변화하고 자강해서 더욱 더 매력적인 정당으로 거듭나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추진할 변화는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의 구체적인 설계와 토론배틀, 연설대전을 통한 대변인단의 공개 경쟁 선발”이라며 이달 중 토론배틀로 2명의 대변인과 2명의 상근부대변인을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방식이 캠프 출신에 코드가 맞는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에게만 기회가 열리는 현 집권 세력의 방식보다 공정하다는 그 확신이 우리를 대선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당권을 거머쥔 이 대표 앞에는 결코 쉽지 않은 무거운 과제가 놓여 있다. 차기 대선을 9개월 남겨둔 상태에서 보수진영의 화합을 이끌고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하기 때문이다. 헌정사상 첫 제1야당 30대 당수 선출이 어떤 효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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