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입점업체 생계 문제 "원만히 협의 중"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롯데백화점 마산점이 오는 6월 폐점한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연초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진 사업을 정리하겠다"고 언급한 지 약 2개월 만으로 이번 마선점 폐점을 계기로 롯데그룹 유통사업부문 중간지주회사인 롯데쇼핑에서 백화점 사업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마산점 임직원들의 재배치 문제와 소규모 영세업체들의 보상 문제를 떠안게 됐다.
24일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마산점 폐점에 따라 해당 점포의 임직원들을 인근 점포로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가장 가까운 점포가 창원점과 부산지역 점포들이기 때문에 출퇴근이 어려운 임직원들은 퇴사를 고민해야 할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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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마산점이 오는 6월 문을 닫는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부진 사업을 정리하겠다 밝혔으며, 김상현 유통군 부회장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리포지셔닝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롯데] |
특히 소규모 입점업체들은 일거에 퇴출당하면서 생계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이들은 주로 식품코너와 와이셔츠, 스카프, 쥬얼리 등을 판매하는 업체들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으며, 직원들과 근무지 이동 관련 상담 지속 진행할 예정"이라며"입점 업체들과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한편에서는 마산점 임직원들을 기존 점포로 배치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시각이다. 다른 점포도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이 실적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창원점과 부산지역 점포들도 수익성이 악화되는 실정이기에 사실상 잉여 직원들을 흡수하라고 강요받는 상황"이라며 "마산점 폐점은 구조조정을 동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 매장은 대부분 직영 점포라 본사가 인력 재배치를 이어갈 수 있지만, 일부 식음 매장이나 소규모 잡화 점포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운영하고 있다"며 "영세 자영업자 매장들은 백화점 영업 종료와 함께 생업을 잃을 처지이기에 별도 보상안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기준으로 마산점은 롯데백화점 32개 매장 중 매출이 가장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5대 백화점으로 반경을 넓혀도 70개 백화점 중 연 매출(740억원) 꼴찌로 나타난다. 실적 부진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자 오랫동안 매각이나 폐점설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KB자산운용이 개발 등을 이유로 건물을 비워달라고 요청해 영업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며 "자발적인 영업 종료가 아닌 건물주의 요청에 어쩔 수 없이 매장 폐점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마산점 폐점이 비효율 점포 정리 계획에 따른 조치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지난 주총전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비효율 점포의 경우 수익성·성장성·미래가치 등을 분석해 전대, 계약 해지, 부동산 재개발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최적의 리포지셔닝 방식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롯데는 지난해 말 기준 백화점 매장 수가 32개로 신세계(13개), 현대(16개)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많다. 유통업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롯데의 경우 다점포 보유에도 점포당 매출이 경쟁 백화점들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다점포 전략에 대한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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