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국내 시장 잠식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생산기반 유지 문제가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업계는 글로벌 산업정책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국내 생산 촉진을 위한 세제 지원이 시급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는 22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미래차 경쟁시대, 한국 자동차산업의 생존 전략'을 주제로 제46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국내 생산기반 약화와 부품 생태계 위축 우려를 집중 조명했다.
| ▲ 정대진 회장. |
시장 지표는 심상치 않다. 정대진 KAIA 회장은 이날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점유율이 2022년 4.7%에서 지난해 33.9%로 급증했다"며 "반면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같은 기간 75%에서 57.2%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수치도 우려를 뒷받침한다. 국산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126.1% 증가한 5만1000대를 기록했지만, 중국산은 같은 기간 286.1% 늘어난 2만5000대에 달했다. 절대량에서는 국산이 앞서지만, 증가 속도에서는 중국산이 두 배 이상 빠른 셈이다.
"완성차 흔들리면 부품·고용까지 도미노"
업계가 더 우려하는 것은 시장 점유율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 회장은 "완성차 생산기반 약화는 부품업계의 사업 전환 부담과 기술·인력 확보 문제를 심화시켜 산업 생태계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제조업 공동화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도 "완성차와 부품업체가 긴밀하게 연결된 산업 구조를 고려하면 생산기반 약화는 고용 안정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R&D 지원 넘어 생산·가동률 연계 정책 필요"
전문가들은 기존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 정책의 초점을 단순 보급 확대가 아닌 국내 생산비용 절감과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전략분야 국내생산촉진세제'를 모델로 한 세액공제 제도 도입이 구체적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송동진 법무법인 더위즈 대표변호사는 "미국 IRA, 일본 국내생산촉진세제, EU 산업가속화법 등 주요국들이 자국 내 생산 유인을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만 관련 제도 도입이 지연될 경우 글로벌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국내생산촉진세제는 기업 지원을 넘어 소비자 후생 확대 정책으로 봐야 한다"며 논의의 프레임 전환을 주문했다.
전기차 시장 주도권 경쟁이 국가 단위 산업정책 경쟁으로 번지는 국면에서, 국내 생산 유인 확대를 위한 세제 및 비관세 지원책 논의는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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