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꺼져가던 양적완화 불씨 되살아나나

조승연 / 기사승인 : 2016-04-27 17:27:55

[메가경제 조승연 기자] 잊혀지는 듯했던 강봉균표 양적완화가 다시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의 총선 공약이었던 한국판 양적완화를 실행에 옮길 뜻을 시사한데 따른 변화다. 박 대통령은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언론인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양적완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강봉균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총선 때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던 당시 제시했던 한국판 양적완화를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 추진할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강 전 장관은 기업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해소에 초점을 맞춘 제한적 의미의 양적완화를 공약으로 개발해 국민들 앞에 내놓았었다.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활용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두 가지 현안을 풀도록 시도해보자는 것이었다.


양적완화란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이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고, 향후 인플레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섰을 때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국채를 사들이는 등의 방식으로 시중에 돈을 푸는 정책이다. 정부나 중앙은행으로서는 더 이상의 대체 수단이 마땅치 않다고 판단한 다음에나 취할 수 있는 최후의 경기 부양 수단이 양적완화라 할 수 있다.


이미 양적완화 단계를 지나 금리 인상 쪽으로 기조로 바꾼 미국과 달리 현재 유럽 각국과 일본 등은 양적완화를 통해 경기 부양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아직 기준금리를 더 내릴 여지가 있고 기축통화 사용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유럽 일본과 다르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 계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통화당국인 한국은행도 그 동안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양적완화 찬성론도 적지 않은게 사실이다. 우리도 국가부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재정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통화정책으로 경기 부양의 실마리를 풀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강봉균표 양적완화는 전면적 양적완화가 아니라 제한된 범위 안에서 최소한으로 실시되는 것으로 설계돼 있는 만큼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양적완화 추진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이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경제통으로 정평이 나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가장 적극적인 양적완화 반대론자라는 점도 부담스러운 문제다. 김종인 대표는 한국판 양적완화가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양적완화를 정부 주도로 시행할 경우 한국은행 독립성 문제가 새로이 시빗거리로 등장할 수도 있다. 독립된 권한으로 통화 정책을 주도하는 한은이 정부 입김에 휩쓸린다는 비난을 부를 수도 있다는 의미다. 만약 양적완화 정책이 실패로 끝날 경우 그같은 비난은 더 심해질 수 있다.


한국판 양적완화가 결과적으로 부실기업과 가계부채 해결의 부담을 전국민에게 나누어 짊어지게 한다는 점 역시 반대 여론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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