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월드스타' 강수연, 55세로 별세...영화인장으로 8일부터 조문·11일 영결식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5-08 02: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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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씨받이’로 세계 3대 영화제 첫 수상
장례위원회 구성…김동호·임권택·배창호·임상수·정지영 등 대거 참여
9년 만에 스크린 복귀 앞두고 비보...유작 ‘정이’에 대한 관심도 커져

한국영화사에 불멸의 족적을 남긴 ‘원조 월드스타’ 영화배우 강수연 씨가 7일 오후 3시께 별세했다. 향년 55세.

강씨는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뒤 사흘째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아왔지만 수많은 영화인들과 팬들의 간절한 기도에도 끝내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 영화배우 강수연씨가 7일 별세했다. 향년 55세. 사진은 지난해 10월 22일 강원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강수연. [사진=연합뉴스]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네 살 때 아역으로 데뷔한 뒤 배우이자 문화행정가로 활동하며 반세기 넘게 한국영화와 함께하며 역사적인 이정표를 곳곳에 남겼다.

고교생 때부터 본격적으로 영화를 누비기 시작한 고인은 ‘고래 사냥 2’(1985),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 등에 출연하며 청춘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스물한 살 때인 1987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로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월드스타’로 우뚝 섰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수상한 최초의 한국 배우였다.

이어 1989년에는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당시 공산권 최고 권위였던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최우수여자배우상을 받았다.

1990년대에도 활발한 작품활동으로 한국영화 중흥기를 선도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90), ‘경마장 가는길’(1992), ‘그대 안의 블루’(1993) 등 쉼없이 흥행작을 냈다.

장편 극영화 주연작은 ‘달빛 길어올리기’(2010)가 마지막이었다.

고인은 스크린을 누비며 대종상영화제·백상예술대상·청룡영화상 등 각종 상도 휩쓸었다. 국내외 영화제·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만 10차례에 달한다.

▲ 영화 '아제 아제 바라아제'에서 주연한 강수연. [태흥영화사 제공]

고인은 문화행정가로서도 족적을 남겼다.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초기부터 심사위원·집행위원 등으로 활동하다가 2015년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2014년 이른바 ‘다이빙벨 사태’ 이후 수년 동안 계속된 갈등과 파행의 책임을 지고 2017년 사퇴했다.

고인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물러난 이후 공식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해 10월 4년 만에 강릉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공개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해 넷플릭스가 제작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 ‘정이’(가제)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며 연기활동도 재개했다. 단편 ‘주리’(2013) 이후 9년 만에 스크린 복귀였다. 

 

고인의 유작이 돼버린 ‘정이’에서 고인은 뇌 복제를 책임지는 연구소 팀장 서현 역을 맡았다. 이 영화는 상반기 공개 예정작으로 촬영은 모두 끝났으며, 현재 후반 작업이 진행 중이다.

고(故) 강수연 씨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현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을 비롯해 고인과 인연을 맺었던 영화인들은 이날 장례위원회를 구성하고 고인의 장례를 영화인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례위원장은 2015∼2017년 강수연이 집행위원장을 맡을 당시 부산국제영화제를 함께 이끌었던 김동호 전 이사장이 맡았다. 김 전 이사장은 강수연이 출연한 마지막 영화로 기록돼 있는 단편 ‘주리’(2013)를 연출한 인연도 있다.

장례위원회 고문에는 고인의 대표작 ‘씨받이’와 ‘아제 아제 바라아제’를 연출한 임권택 감독, '고래 사냥 2'의 배창호 감독,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 메가폰을 잡은 임상수 감독,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을 함께 한 정지영 감독, ‘고래 사냥 2’ 제작자 황기성 씨 등이 이름을 올렸다.

동료배우로는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를 함께 찍은 박중훈, '고래 사냥 2'·'베를린 리포트'에서 호흡을 맞춘 안성기를 비롯해 김지미·박정자·신영균·손숙 등도 고문으로 장례위원회에 참여한다.

장례위원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 17호에 빈소를 차리고 8일 오전 10시부터 조문을 받기로 했다. 영결식은 11일 치러질 예정이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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