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풀리네” 현대엔지니어링, 겹악재에 결국 상장 미뤄

이석호 / 기사승인 : 2022-01-29 03:15:34
광주 사고로 건설업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여건 악화
총수 일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재편에도 차질 불가피

기업공개(IPO)를 앞둔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증시를 둘러싼 대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공모 절차를 중단했다.

향후 상장 재추진 계획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작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현대엔지니어링은 28일 금융위원회에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엔지니어링은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면서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동대표주관회사 등의 동의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했다”고 철회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에게 주식을 배정하지 않은 상태”라며 “일반 투자자에게도 청약을 실시하기 이전으로 투자자 보호상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2월 1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 25~26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참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모 추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던 상황이었다.

특히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건설업 전반에 대한 디스카운트 부담이 커진 데다, 글로벌 금융시장 위축,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등 악재가 이어져 국내 증시 여건이 크게 나빠진 탓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이번 상장 철회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공모에서 구주매출 비중이 전체(1600만 주)의 75%(1200만 주)에 달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최대주주는 모회사인 현대건설(38.6%)이며, 정 회장은 2대 주주로 11.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뒤를 이어 현대글로비스(11.7%), 기아차(9.4%), 현대모비스(9.4%) 등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도 4.7%를 보유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모 배경을 회사의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확보 목적보다는 총수 일가의 승계 자금 마련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지난 25일 IPO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회사는 약 1.8조 원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서 신사업 신규 시설이나 지분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대규모의 신주를 발행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회사에 필요한 신주 규모 및 기존 주주의 자금 소요 등을 고려해 구주 매출 수준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 부자가 이번 공모를 통한 구주매출로 5000억 원 규모의 현금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했다.

정 회장 부자는 앞서 현대글로비스 지분 일부를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그룹에 넘겨 6100억 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했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 부자가 이렇게 마련한 재원을 활용해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방식으로 현대차그룹에 대한 장악력을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0.32%에 불과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예비심사 효력 만기일까지 증시 여건이 호전되는 대로 공모를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석호
이석호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반복되는 유출·미흡한 대응"…원진성형외과, 이번엔 "가슴 수술 사진까지 해커 손에"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대형 성형외과인 원진성형외과에서 환자의 민감 부위 노출 사진과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돼 금전 협박에 악용된 사건이 발생하면서 병원의 보안관리 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특히 과거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복적인 해킹에도 보안 취약점을 제대로 개선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3일 의료계에

2

웹젠, 뮤 IP 신작 '뮤 테오스' BI 공개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웹젠은 2027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뮤(MU) IP 신작 ‘뮤 테오스’의 브랜드정체성(BI)을 공개한다고 3일 밝혔다. 뮤 테오스는 뮤 IP 특유의 빠른 캐릭터 육성과 성장의 재미를 계승한 MMORPG 게임이다.한층 진화된 성장 콘텐츠와 경쟁 구조, 합리적인 BM에 초점을 맞춰 개발 중이며, 최근 IBT(사내 테스트)

3

SOOP, 컴투스홀딩스와 스트리머 IP 기반 게임 개발·콘텐츠 협력 MOU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SOOP은 지난달 29일 서울 대치동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컴투스홀딩스와 게임 개발 및 콘텐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양사가 보유한 전문성을 결합해 스트리머 지식재산권(IP)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새로운 협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SOOP에서 활동하는 스트리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