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티엔씨-UC 버클리, 초전도 ‘MEL 이론’ 검증…세계 최초

이상원 기자 / 기사승인 : 2025-12-08 1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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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공개
특정 온도 등 조건에서 약 10%↑… 물리학 68년 난제 해결 기대
내년 2월 네이처·사이언스 투고 목표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고온 초전도체 연구 개발 전문 기업 현성티엔씨는 고온 초전도 현상의 원리를 규명한 독자 이론인 'MEL(Modulated Electron Lattice, 변조 전자 격자)' 논문을 글로벌 과학 논문 저장소인 '아카이브(arXiv)'에 공식 등재했다고 8일 밝혔다.

 

▲ 아카이브에 등재된 초전도 ‘MEL 이론’ 이미지 [사진=현성티엔씨]

기존의 BCS 이론은 '영하 270도'에 가까운 극저온에서만 작동하는 이론이다. 1986년 이후 발견된 영하 196도 (절대온도 77K도) 이상의 '고온 초전도체(Cuprates)'가 왜 작동하는지는 현대 물리학의 가장 큰 미스터리였다.

연구팀은 특정 조건(짧은 거리, 부분적 결맞음)하에서 '전하 밀도 파(CDW)'가 초전도 전자쌍과 '결맞음 연결(Coherence linked)' 상태를 형성해, 오히려 초전도성을 강화하고 유지해주는 '증폭제(Enhancer)'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입증했다.

현성티엔씨가 발표한 MEL 이론은 초전도체 내부에서 전자밀도가 특정 패턴으로 조절될 때 초전도 응집(d-wave pairing)을 강화하는 원리를 설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초전도 조성을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개념 모델이 아니라, YBCO, Bi-2212 등 대표적 고온 초전도체의 전이온도(Tc) 와초전도 응집 강도, q-벡터 특성 등을 수식 기반으로 정확하게 예측한 세계 최초의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MEL 이론은 전자밀도의 단거리 변조가 특정 조건에서 초전도 위상(coherence)을 증폭시키는 ‘증폭 구간(Enhancement Window)’이 형성됨을 보여주며, 이 영역에서는 초전도 유체강성(Superfluid stiffness)이 약 10% 이상 향상되는 정량적 효과도 예측했다.

MEL 이론을 기반으로 한 조성설계로 예측 가능하고 재현 가능한 과학적 엔지니어링 시대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앞서 아카이브에 등재된 논문 ‘Short-Range Modulated Electron Lattice and d-Wave Superconductivity in Cuprates’의 저자 구성은 현성티엔씨의 자신감을 보여준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재환 현성티엔씨 개발총괄 박사가 제1저자로 등재돼 기술의 원천적인 창조자임을 명확히 했으며, 세계적 권위의 UC 버클리대학 물리학과 연구진인 Waqas Khalid와 Davis A. Rens이 제2저자로 참여했다.

기업이 기술의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하고, 제3자인 대학 독립 연구팀이 객관적 신뢰성을 확인해주는 전략이다.

현성티엔씨는 UC 버클리 연구팀과 공동으로 STS(Scanning Tunneling Spectroscopy) 실험 검증 프로그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는 MEL 이론의 핵심 예측이 실제 물리계에서 관측되는지를 확인하는 결정적인 검증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공동 실험의 목표는 학계 표준 초전도물질인 Bi-2212에서 MEL 이론이 예측한 특정 파수(q* ≈ 0.3 r.l.u.) 신호를 STS로 포착하는 것이다.

MEL 이론에서는 전자밀도 변조가 d-wave 초전도 응집과 결맞음을 이루는 지점을 특정 q* 벡터에서 예측하게 되며, 이 q* 신호는 MEL 현상이 실제 고온 초전도체 내부에서 존재한다는 직접적 증거로 간주된다.

특히, q*신호는 초전도체의 전이온도(Tc) 변화, 강성도(stiffness) 증가, 위상 안정성 등을 설명하는 MEL 모델의 중심 매개변수여서, 이를 실험적으로 확인하는 순간 이론의 정합성은 사실상 입증된 것으로 평가된다.

현성티엔씨는 STS 데이터 확보 후, MEL 이론의 수식적 예측과 실험 결과를 통합 분석해 네이처, 네이처 피직스, 피지컬 리뷰 레터(PRL) 등 최상위 국제학술지에 최종 완성 논문을 투고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MEL 이론이 STS 실험을 통해 검증되면, 현성티엔씨는 이를 바탕으로 AI 기반 초전도체 조성설계 플랫폼 ‘SuperMatics’를 단계적으로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SuperMatics는 MEL 이론의 물리 모델 중심 엔진이다. 수십년간 축적된 초전도체 데이터(구조·분광·전기적 특성)를 AI가 학습해 목표 전이온도(Tc), 안정성, q-벡터 조건 등을 입력하면 최적의 조성을 자동으로 초전도체 후보물질을 탐색·설계하는 시스템으로 구축되고 있다.

MEL의 물리적 타당성이 확보되면 SuperMatics는 ▲AI 기반 조성 후보 자동 생성 및 평가 ▲기존 고온 초전도체의 성능 개선을 위한 AI 시뮬레이션 ▲박막·계면·고압 등 다양한 환경 조건을 반영한 AI 예측 모델링 ▲산업 및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성설계 서비스 및 IP 라이선싱 등으로 확장된다.

여기에 SuperMatics는 초전도체 샘플 제작·측정 과정에서 확보되는 실제 실험 데이터(구조·전기적 특성·스펙트럼 데이터를 포함)를 지속적으로 학습해 단순한 조성 설계를 넘어 제조·생산 단계까지 일관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즉, 조성 설계 (Composition Design)부터 샘플합성(Sample Fabrication), 측정·검증 데이터 피드백(Measurement Feedback Loop), 제조공정 최적화(Process Optimization) 등의 전체 사이클이 AI를 통해 자동 학습·고도화되며, 초전도체 생산을 위한 예측 가능한 엔지니어링 체계가 구축된다. 이에 따른 SuperMatics의 궁극적 목표는 초전도체 ‘데이터·AI·물리 모델링·제조 데이터가 통합된 공학적 설계·생산’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현성티엔씨는 이번 기술 검증이 완료되면 전 세계 유일의 '초전도체 설계 원천기술을 보유한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는 반도체 장비 시장의 ASML과 같은 위상이다. 송전 손실 없는 전력 케이블, 보급형 MRI, 양자 컴퓨터 큐비트 안정화 등 미래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설계도'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현철 현성티엔씨 대표는 "우리는 이미 핵심 원천특허 등록과 PCT 국제출원을 마쳐 강력한 특허장벽을 구축했다"며 "지난 6년간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직 초전도체의 개발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지금까지 개발에 매진해왔고, 전 세계 산업 지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성과는 1957년 초전도 현상의 원리를 밝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BCS 이론' 이후 68년만에 등장한 물리학적 표준(New Standard)으로 새로운 이론으로 검증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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