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쓰는 재미보다, 하는 재미”…게임업계, ‘포스트 P2W’ 실험 본격화

이상원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8 10:50:55
기존 BM 한계 봉착
배틀패스·코스매틱 BM·광고 기반 수익 등 다양한 BM 증가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과도한 과금 유도(P2W·Pay to Win)에 피로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게임업계가 매출 구조의 근본적 전환에 나서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과 고과금 중심의 기존 수익 모델이 한계에 봉착하자, 업계는 이른바 ‘포스트 P2W(Post-P2W)’ 전략을 차세대 생존 공식으로 모색하는 분위기다.

18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수익 모델의 한계에 봉착한 게임 업계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
 

▲ 기업들이 다양한 BM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사진=챗GPT]

업계 관계자는 “매출 상위 10개 게임이라도 1~3위 게임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승자독식 구조로 편성되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저들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다양한 방안이 모핵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P2W를 대체할 수 있는 핵심 비즈니스 모델(BM)로 ▲배틀패스 ▲코스메틱 중심 과금 ▲패키지·확장팩 판매 ▲광고 기반 수익 모델 등 네 가지가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가장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대안은 배틀패스(Battle Pass) 모델이다. 배틀패스는 결제 여부에 따라 전투력이 급격히 벌어지는 구조 대신, 플레이 시간과 참여도에 따라 보상을 확정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무료 보상 라인과 유료 보상 라인을 병행 운영하며, 유료 패스를 구매한 이용자는 게임을 즐길수록 추가 보상을 획득한다.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 블리자드 ‘오버워치2’, 라이엇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 모델은 소액 결제 이용자를 폭넓게 확보할 수 있어 매출 변동성이 낮고, 이용자 체류 시간을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대형 게임사들의 표준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이와 달리 코스메틱(Cosmetic) 중심 BM도 주목받고 있다. 캐릭터 스킨, 감정 표현, 연출 이펙트 등 게임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 외형 아이템만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 모델은 ‘돈을 써야 강해진다’는 압박 대신 ‘개성과 취향을 표현하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한다. 유저 입장에서는 결제가 게임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해 심리적 저항이 낮다.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 펍지의 ‘배틀그라운드’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 역시 배틀패스와 과금모델도 있지만 코스메틱 중심 BM으로 큰 화재를 모은바 있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IP 신뢰도를 높이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모바일 중심의 부분 유료화에서 벗어나, 콘솔·PC 패키지 판매 모델로 회귀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게임 자체를 유료로 판매하거나, 기본 게임 이후 대규모 콘텐츠를 확장팩(DLC)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네오위즈의 ‘P의 거짓’,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는 높은 완성도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냈다. 이 모델은 이용자에게 “지불한 만큼 온전한 경험을 받는다”는 신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K-게임의 체질 개선 사례로 평가받는다.

특히 네오위즈의 ‘산나비’의 경우 DLC로 나온 외전을 무료로 풀면서 유저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산나비 2편을 기다리는 유저분들이 많은데 개발사인 원더포션이 산나비2 개발에 신중을 기하다보니 시간이 너무 흘렀다”며 “원더포션 측에서 유저들을 위해 유로 DLC 판매할 수 있는 외전 귀신 씌인 날을 무료로 제공해 유저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광고 기반 수익 모델(IAA) 역시 재조명되고 있다. 강제 광고 대신, 광고 시청 시 재화나 편의성을 제공하는 보상형 광고가 중심이다.

대표적으로 위메이드플레이의 퍼즐 게임들이 대부분 광고 시청을 통해 보상을 제공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일부 게임은 실존 브랜드를 게임 내 오브젝트로 노출하는 방식도 병행한다. 이 모델은 무과금 이용자도 게임사의 수익 창출에 기여할 수 있게 해, 이용자 저변 확대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최근에는 중소형 게임을 넘어 대형 게임사들도 하이브리드 형태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업계는 이번 BM 변화의 핵심을 ‘지속 가능한 재미’와 ‘유저 신뢰 회복’으로 본다. 과거에는 전체 이용자의 1%에 불과한 ‘고래 유저’가 매출의 대부분을 책임졌지만, 이제는 99%의 일반 이용자가 부담 없이 지갑을 여는 구조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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