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멈췄겠지?” 켜두고 나갔는데… 이 로봇청소기는 신박하네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1 13: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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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I ROMO, 양말·의자 다리 장애물에도 안 멈춘다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로봇청소기를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비슷한 경험이 있다. 청소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스마트폰 알림이 울리고, 확인해보면 케이블에 감기거나 양말을 끌어안은 채 멈춰 서 있는 모습이다. “청소는 로봇이 한다더니, 결국 구조는 사람이 한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특히 바닥에 물건이 자주 놓이는 집이라면 로봇청소기는 점점 ‘가끔만 쓰는 가전’이 되기 쉽다. 청소 전마다 바닥을 정리해야 하고, 중간에 멈출 때마다 다시 앱을 켜고 조작해야 한다. 편하려고 들인 제품이 오히려 신경 쓸 일을 늘리는 셈이다.
 

 DJI의 첫 올인원 로봇청소기 ‘DJI ROMO’


DJI의 첫 올인원 로봇청소기 ‘DJI ROMO’는 이런 현실적인 불편을 정면으로 겨냥한 제품이다. 드론으로 정밀 센싱과 경로 제어 기술을 쌓아온 DJI가 로봇청소기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는데, 실제로 며칠간 집에서 사용해보니 이 제품은 흡입력 경쟁보다는 ‘멈추지 않는 청소 경험’에 초점을 맞춘 인상이 강했다.

흡입력보다 스트레스인 ‘바닥 지뢰’

로봇청소기의 실사용 만족도를 좌우하는 요소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먼지를 얼마나 잘 빨아들이느냐보다, 중간에 멈추지 않고 청소를 끝까지 마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현실의 바닥은 제조사가 가정한 깔끔한 공간이 아니라, 양말과 작은 소품, 아이 장난감, 케이블, 식탁 의자 다리가 뒤섞인 ‘생활 공간’이다. 이런 장애물은 크기가 애매하거나 형태가 불규칙해 로봇청소기 입장에서는 가장 까다로운 존재다. 감지는 했지만 피하지 못하거나, 인식이 늦어 끌고 가다 멈추는 일이 반복된다.

ROMO는 비전 센서와 LiDAR 기반 감지 시스템을 결합해, 단순히 장애물에 반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변 상황을 판단해 움직이도록 설계된 느낌이다. 그래서 이번 체험에서도 흡입 성능보다는, 이런 ‘현실 바닥’에서 장애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양말과 작은 소품, 바닥에 흩어진 생활용품 위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기존 로봇청소기들이 자주 멈추는 이유는 장애물이 많아서라기보다, 이를 애매하게 처리하기 때문이다. 피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밀고 가다 결국 멈춘다.

ROMO는 작은 물건을 만나면 곧바로 밀어붙이기보다, 잠시 멈춰 경로를 재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후에는 회전 각도를 바꾸거나 우회 경로를 선택해 청소를 이어간다. 인상적인 점은 이 과정에서 청소가 중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애물 알림이 뜨고 사용자가 개입해야 하는 상황이 확실히 줄어든다.

식탁 의자 다리 구간에서도 차이는 분명했다. 의자 다리가 많은 공간에서는 로봇청소기가 반복 충돌을 하거나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경우가 잦다. ROMO는 의자 다리와의 불필요한 접촉이 거의 없었고, 좁은 공간에서도 급하지 않게 방향을 바꾸며 청소를 이어갔다. 그 결과 특정 구역을 건너뛰거나 배터리만 소모하는 모습도 줄어들었다.

이런 안정적인 움직임은 사용자 입장에서 체감이 크다. “어디선가 또 멈춰 있겠지”라는 불안 대신, 청소가 알아서 끝날 거라는 기대가 생긴다.

결국 중요한 건 ‘사람이 개입하는 시간’

며칠간 ROMO를 사용하며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로봇청소기를 대하는 태도 자체였다. 기존에는 청소 전 정리, 중간 점검, 멈춤 대응까지 사람이 계속 관여해야 했다면, ROMO는 이런 개입 시간을 줄이는 쪽으로 경험이 설계돼 있다.

로봇청소기의 핵심 가치는 이제 스펙 경쟁을 넘어, 사용자가 얼마나 덜 신경 써도 되는지에 있다. 바닥에 물건이 많은 집이나 아이 장난감, 반려동물 용품이 자주 놓이는 환경일수록 이런 차이는 더 크게 느껴진다.

완벽하게 깨끗한 청소보다, 끊기지 않고 끝까지 이어지는 청소가 중요해진 시점에서 ROMO는 그 방향을 비교적 분명하게 보여주는 제품이다.

DJI ROMO는 ‘드론 회사가 만든 로봇청소기’라는 화제성보다, 사용자가 겪어온 현실적인 불편을 정확히 짚은 제품이다. 케이블과 양말 같은 생활 장애물 앞에서 멈추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며 움직이는 방식은 로봇청소기 사용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이미 로봇청소기를 가지고 있지만 “귀찮아서 잘 안 쓰게 된다”는 사람이라면, ROMO의 장애물 회피 중심 설계는 충분히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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