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전기차 최대 시장인 미국에 닥친 역대급 한파로 삼성에스디아이(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배터리 업체가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대두됐다.
한 자릿수 이하의 저온에서는 배터리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고, 충전도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줄어들고, 충전 시간도 길어져 소비자들의 구매를 꺼리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올 겨울 미국 전역의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전기차의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고 충전이 어려워지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전 세계 전기차 판매 대수는 967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4% 늘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21년에는 109%, 2022년에도 56.9% 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둔화된 수치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도 정보 보조금 축소, 테슬라 포드 등 경쟁업체간 가격인하 치킨 게임으로 성장세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2분기 들어서는 하이브리드에 대한 수요(7.2%)가 전기차(6.7%)를 추월면서 이같은 현상을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다 .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해외 투자 계획 재정립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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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 기흥사업장 [사진=삼성SDI] |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 추진 중이던 튀르키예 합작법인 설립을 철회하고 미시간 공장 생산직원 170여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SK온도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의 조지아주 공장 생산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할 계획이다.
미국의 전기차 시장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으나, 역대급 한파로 인해 수요가 급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SDI의 미국 진출 사업에 큰 타격이 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SDI는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합작법인 설립 철회와 인원감축 그리고 무급휴직을 발표하는 와중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삼성SDI는 미국 완성차 회사인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와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공장 2곳을 짓고 있다. 또한 추가로 스텔란티스와 2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성SDI가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것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미국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전기차용 배터리 신제품 적기 개발 및 차세대 기술 선행 확보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역대급 한파로 인해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파로 인해 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재와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고, 전기차 수요가 급감할 경우 공장 가동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반면 삼성SDI 측은 “공장 건축은 한파와 상관없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 한파에 따른 전기차 배터리 문제에서도 영향이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메가경제와의 통화에서 “삼성SDI는 삼원계 배터리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기차에서 문제를 일으킨 배터리는 주로 LFP로 중국산 배터리가 많았다. 반면 삼성SDI는 삼원계 배터리를 생산해 영향이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는 제조에 사용하는 양극재 소재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LFP 배터리는 가격 경쟁력과 화재 안정성, 삼원계 배터리는 1회 주행거리와 상대적 연비가 뛰어나다. LFP 배터리는 이런 이유로 테슬라 등에 주로 탑재 되는 등 점차 대세로 자리잡았지만, 추위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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