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에 주유소 휘발윳값 7주 연속 상승..."유류세 인하 전 1800원대 눈앞"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3-05 15: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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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주째 평균 리터당 1764원...서울-제주는 1천800원대
정부, 4월말 종료 유류세 인하 7월말까지 3개월 연장 결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이 7주 연속 상승했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는 4일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4월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20%) 및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 0% 조치를 7월말까지 3개월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3월 첫째주 주유소 휘발유(보통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24.2원 오른 리터(ℓ)당 1764.0원을 기록했다.
 

▲ 제품별 주유소 판매가격.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 제공]

2월 2주째에 전주 대비 상승률이 10%대에서 20%대로 올라선 이후 4주 연속(24.2원→26.6원→21.4원→24.2원) 리터당 20원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이런 추세가 유지된다면 1~2주 내에 주간 평균 휘발규 가격이 리터당 1800원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11일 리터당 1810.16원까지 치솟았으나 그 이튿날부터 시행된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로 9주 연속 하락, 올해 1월 7일에는 리터당 1620.98원까지 떨어졌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 완화에 대한 희망으로 세계적인 경기회복 사이클이 이어지며 유가가 반등하기 시작 2월 10일(1700.89원)에는 1700원대에 재진입했고 지난달 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전날 오후 기준(4일 발표) 전국 평균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1786.04원까지 치솟으며 유류세 인하 이전의 가격으로 환원하는 것도 시간문제가 됐다. 직전일(1774.18원)보다 하루 새 리터당 12원 가까이 급등했다.

이같은 급등세에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4월말 종료될 예정인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유류세 20% 인하 조치가 소비자가격에 그대로 반영될 경우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4원, 경유는 116원, LPG 부탄은 40원씩 가격이 내리는 효과를 낸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분이 사실상 이미 모두 상쇄된데다 앞으로도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 연장 조치를 소비자가 체감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 3월 첫째주 지역별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 제공]

이번 주 평균 휘발유 가격을 지역별로 보면 최고가 지역인 제주는 리터당 1831.09원이었고, 최저가 지역인 부산은 리터당 1735.94원이었다.

서울은 리터당 1826.89원으로, 제주 다음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비쌌고, 대구는 리터당 1744.13원으로 부산에 이어 두 번째로 쌌다.

상표별로는 GS칼텍스 휘발유가 리터당 1771.9원으로 가장 비쌌고, 이어 SK에너지 1771.1원, 현대오일뱅크 1764.9원, 에쓰오일(S-OIL) 1763.9원, 알뜰주유소 1732.9원 순으로 저렴했다.

전국 주유소 경유 판매 가격도 전주보다 26.8원 오른 리터당 1591.3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도 4주 연속 20%대 상승률을 보였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의 영향으로 그 정점을 모를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 국제유가 동향.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 제공]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이번 주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10.4달러 오른 배럴당 105.6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가 100달러를 넘은 것은 2014년 9월 이후 약 7년 반 만이다. 2월 둘째주(90.3달러)에 90달러로 올라선지 3주만에 100달러대로 급등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경우 지난 3일 장중 배럴당 116.57달러로까지 치솟으며 2008년 9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주 국제 휘발유 평균 가격은 9.3달러 오른 배럴당 120.3달러를 기록했다. 1월 4주째(100.1달러)에 100달러대로 올라선 지 5주만에 배럴당 20달러 넘게 상승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푸틴의 무자비한 공격이 이어질 경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제재 대상에 러시아산 에너지가 포함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이럴 경우 세계적인 공급 부족이 악화하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보통 2~3주가량의 시차를 두고 선행지표인 국제유가 추이를 따라간다는 게 그간의 경험치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진 만큼 국내 휘발유 가격도 당분간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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