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 장녀, 적어지는 배당금 액수 경영권 '좌지우지'
[메가경제=정호 기자]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과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 간의 경영권 다툼이 오는 31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지 주목된다.
17일 아워홈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회사 임시주주총회가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31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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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부터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부회장.사진=아워홈> |
이날 주주총회는 자본금 10억원 이상 기업의 경우 사내이사 3명을 두는 상법에 따라 열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표면상 나머지 한 명의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자리지만 실제로는 구지은 부회장과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 간의 경영권 다툼을 마무리 짓는 자리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구지은 부회장 측은 대표이사 재선임안을 포함해 사내이사 9명 중 과반수를 이사회에 입성시키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구본성 전회장 측은 자신을 기타비상이사로 두고 아들 구재모씨와 전 황광일 중국남경법인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시주총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가정주부' 구미현씨가 이번 '남매의 난'에서 다시 편을 바꿀 것인가이다. 구지은 부회장 입장에서는 현재로서 임시주주총회까지 장녀인 구미현씨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최선책이다.
구미현씨는 '남매의 난'이 촉발될 때마다 장남과 막내 사이를 오가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아워홈의 지배 구조는 장남 구본성 부회장이 38.56%, 막내 구지은 부회장 20.67%, 장녀 구미현씨 19.28%, 차녀 구명진 전 캘리스코 대표 19.6% 등으로 나눠졌다.
구본성 전 부회장 재임 시절 아워홈은 2017년 68억원, 2018년 74억원, 2019년 171억원, 2020년 760억원 등으로 매년 배당금을 증액해 왔다. 하지만 구미현씨의 불만이 시작된 시기는 구지은 부회장이 경영정상화 차원에서 배당금 액수를 축소한 2022년부터로 알려졌다. 아워홈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도 30억원 배당, 올해는 60억원 배당에 그쳤다.
구미현씨는 결국 줄어든 배당금 액수에 불만을 가져 경영 일선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주총회에서는 구씨를 비롯해 남편 이영렬 전 한양대 의대교수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일종의 배당금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알박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 내부에서 입지를 다진 만큼 임시주총까지 구미현씨가 다시 편을 바꿀 가능성도 남아있다. 구 전 부회장이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해도 산재한 오너 리스크 때문이다. 2022년 보복운전 혐의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구 전 부회장을 밀어낼 때도 구미현씨가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구 전 부회장은 현재도 아워홈 횡령·배임 혐의로 2차 공판을 앞둔 상황이다.
임직원들의 눈치도 살펴야할 입장이다. 아워홈에서 노조는 '남매의 난'에서 구지은 부회장의 편을 들고 있다. 구미현씨가 사내이사 자리를 꿰찰 당시 아워홈 노조는 "경영에는 전혀 무지한 이영렬 부부는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구지은 부회장과 구명진씨가 사내이사로 재선임 되지 않았다"며 "회사 성장을 위해 두발로 뛰어야 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대주주 오너들이 사익을 도모하고자 지분매각을 매개로 손잡고 아워홈 경영과 고용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1조983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6% 큰폭 상승하며 943억원을 기록했다. 역대급 실적에 임직원들은 인당 최대 1190만원 상당의 '혁신 성장 격려금'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폭 성장한 아워홈의 시장 가치는 2조원 상당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제 막 성장세가 붙은 아워홈의 끊임없는 내홍을 지적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선대 구자학 회장은 '기업은 돈을 벌어 나라를, 국민을 부강하게 해야한다'는 신념 아래 기업을 일궜지만 당장의 눈앞에 남매들이 배당에만 눈이 멀어 회사 운영이 계속 산으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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