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욕의 역사' 대한전선, 호반그룹에 넘어간다...국내 2위 전선업체 2518억에 인수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3-30 02:48:19
  • -
  • +
  • 인쇄
국내 사모펀드 IMM, 인수 6년 만에 정상화 후 엑시트 성공
설경동-설원량-설윤석 오너가 3대 영욕...호반과 시너지 기대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국내 전선업계 2위이자 국내 최초 전선업체인 대한전선이 영욕의 세월을 거쳐 호반그룹으로 넘어간다.

호반그룹 계열사인 호반산업은 지난 29일 주식회사 니케와 대한전선 지분 40%를 약 2518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1주당 매매가격은 735원이다.
 

▲ 대한전선 당진공장 [사진=연합뉴스]



니케는 국내 사모펀드인 IMM이 지난 2015년 대한전선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이번 계약을 통해 주식 전량을 호반산업에 넘긴다. 최종 인수는 오는 5월 말 예정이다.

하나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보유한 14.03% 지분은 이번 인수 계약에서 제외됐다.

호반그룹은 이번 인수전에서 세아상역, 태림, 인디에프 등을 계열사로 둔 글로벌세아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에 따르면, 호반그룹의 이번 인수는 ‘사업다각화’를 위한 결정이다.

IMM은 대한전선 인수 당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신주 발행가액 500원에 총 3000억 원을 투입해 지분 71%를 확보했다. 이후 지분 매각을 통해 40%까지 낮아졌다.

대한전선은 비운의 회사로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아있다. 지난 1955년 창업주인 설경동 회장이 설립한 이후 2008년까지 국가 전력 인프라 사업을 본업으로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면서 54년간 단 한 번도 적자를 본 적이 없는 알짜 회사였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본업과 무관한 영역에서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나서더니 2007년 글로벌 2위 전선업체인 이탈리아 프리즈미안에 지분 투자를 감행하며 2대 주주에 오르는 등 무리한 투자를 진행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치자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하면서 유동성 문제가 심각한 상태에 접어들었고, 이자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재무구조도 크게 악화시켰다.

 

▲ 호반 CI

 

오너가에도 불운이 찾아왔다. 2004년 오너 2세인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이 뇌출혈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부인인 양귀애 여사와 장남 설윤석 씨가 준비 없이 경영에 참여해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아무리 자산을 팔아치워도 재무구조 개선이 요원했다.

결국 자본잠식 위기로 2012년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갔고, 이듬해인 2013년 10월에는 오너 3세 설윤석 사장도 경영권 포기를 선언하고 회사를 떠나면서 3대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IMM 인수 이후 비핵심자산 매각과 함께 꾸준히 차입금을 갚아 부채비율을 낮추면서 고수익 제품인 초고압 케이블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자 재무구조가 탄탄하게 잡혀갔다. 인수 후 3년 7개월 만인 2015년 10월에는 자율협약도 졸업했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 5968억 원, 영업이익 567억 원을 기록해 10여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으며,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는 약 1조 1200억 원에 달한다.

국내 1위인 LS전선과는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지만 포트폴리오 고도화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는 동시에 해저 케이블 등 신사업 진출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최근 해외 건설 인프라 시장이 풍부한 유동성으로 당분간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업황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업이 본업인 호반그룹은 국내 시장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이번 대한전선 인수를 통해 해외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한 턴키(turn-key) 수주에 나서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양사간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석호
이석호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이랜드 후아유, 잠실 롯데월드몰점 신규 오픈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이랜드월드 후아유는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4층에 신규 매장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신규 매장에서는 여름 컬렉션 ‘엔들리스 페스트(Endless Fest)’를 선보인다. 주요 제품으로는 골지 헨리넥 반팔 티셔츠를 비롯해 패치 티셔츠, 체크 패턴 블라우스, 도비 소재 롱 티어드 스커트 등을 마련했다. 이랜드 후아유 관계자는 “

2

GS25·패스트페이퍼, 콘텐츠 '맞손'…‘매거진형 마케팅’ 본격화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편의점 GS25가 뉴미디어 플랫폼 패스트페이퍼와 손잡고 ‘매거진형 마케팅’에 나선다. 전국 1만8000여개 매장과 ‘우리동네GS’ 앱, SNS 채널 등 GS리테일의 인프라에 패스트페이퍼의 콘텐츠 기획력을 결합해, 라이프스타일 기반의 고객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GS리테일은 GS25가 패스트페이퍼와 유통사 및 디지털 매거진 간

3

삼립 시화공장서 근로자 손가락 절단 사고...사측 "조속한 회복 지원"
[메가경제=심영범 기자]경기 시흥의 삼립 공장에서 근로자 2명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고는 10일 0시 19분경 시흥시 소재 삼립 시화공장에서 20대 근로자 A씨와 30대 근로자 B씨가 컨베이어 벨트 센서 교체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근로자들이 식사를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설비 센서에 이상이 발생했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