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윤중현 기자] 범용 D램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삼성전자가 분기 기준 처음으로 영업이익 20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첨단·범용 구분 없이 메모리 전반의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회복까지 더해지며 올해 반도체 사업이 전례 없는 호황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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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7일 또는 8일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보고서를 낸 IBK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21조7460억원으로 추정하는 등 시장 전망치는 점차 상향 조정되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범용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인 DDR4 8Gb(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024년 말 1.35달러에서 지난해 말 9.3달러로, 1년 새 약 6.9배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10∼12월)에만 가격이 32.9% 뛰었다.
DDR4 가격이 9달러를 넘어선 것은 조사가 시작된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DDR4 평균 가격은 2.94달러였다. DDR4는 2014년 처음 공개된 구형 D램으로, 출시 후 10년이 넘은 제품의 가격이 오히려 상승한 배경에는 공급 부족이 자리하고 있다. HBM 등 서버용 고성능 D램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업체들이 구형 D램 생산능력(캐파)을 축소한 영향이다.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도 두드러진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 제품인 128Gb(16Gx8 MLC)은 지난해 한 해 동안 가격이 2.76배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주요 메모리 3사 가운데 가장 큰 생산능력을 보유한 1위 업체로,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의 수혜를 가장 크게 입고 있다는 평가다.
HBM 시장에서도 기술 경쟁력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시장의 최대 격전지가 될 HBM4(6세대) 제품에서 최근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으로부터 HBM4 SiP(System in Package) 테스트 최고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HBM4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 탑재될 예정이다. 루빈이 출시되는 올해 하반기부터 HBM4 시장도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국 시장에 엔비디아의 구형 AI 칩 공급이 재개된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H200 칩을 200만개 이상 대량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H200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3E(5세대)가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의 점유율 격차를 상당 부분 좁힐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13%, 2분기 15%, 3분기 22%로 꾸준히 상승했으며, 올해는 30%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HBM 다이가 D램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D램 가격 급등은 HBM3E 가격 협상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 내내 이어진 메모리 가격 상승과 우호적인 환율 효과를 감안하면, 지난해 4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은 기존 전망치를 21.8%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성장에 힘입어 올해 연간 영업이익 100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경영진 역시 반도체 사업의 재도약을 공식화하며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S부문장(부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HBM4가 고객들로부터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차별화된 성능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HBM 사업 회복과 파운드리 수주 확대, 이미지센서 글로벌 고객 유치 등의 성과를 거뒀지만 이는 기술 리더십 복원을 위한 초석에 불과하다”며 로직·메모리·파운드리·선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AI 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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