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 '초대형IB' 목표, '내부통제 논란’에 신기루?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09-26 1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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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내부통제 부실 의혹, 초대형IB 인가 걸림돌
올해 내부통제위원회 설치 등 리스크 관리 본격화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가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에 이어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회사 성장동력원으로 보고 이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자본 규모 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이화전기 사태 의혹 등 내부통제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이 주도하는 초대형IB 인가 심사를 앞두고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초대형IB는 2016년 대형 증권사를 육성,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자기자본 3조원이 넘으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인정돼 전담중개(PBS)·기업신용공여 업무를 할 수 있게 되고, 4조원이 넘어 초대형IB로 지정되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 장원재 대표와 메리츠증권 본사. [사진=메리츠증권]

증권사 자체 신용으로 발행할 수 있는 발행어음은 절차가 간단하고 자금조달이 쉬워 유동성 확보에 큰 이점을 갖는다. 자기자본의 2배 한도로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해 조달한 자금으로 기업대출·부동산 금융 등에 투자할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장원재 대표가 지난 5월14일 열린 메리츠금융지주 콘퍼런스콜에서 “작년 말 기준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은 5조6000억원으로 초대형IB진입 요건인 4조원을 이미 넘어섰다”며 초대형IB 진출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장 대표는 현재 메리츠증권의 실적을 이끌고 있는 S&T 부문을 키운 전문가이다. 그렇기에 업계 안팎에서도 메리츠증권이 초대형 IB로서의 준비를 사실상 마쳤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이며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의문을 제기받고 있다. 초대형IB 지정을 위해서는 재무 건전성뿐만 아니라 견고한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지난 5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조세범죄조사부는 메리츠증권 전 임원 박모 씨, 전 직원 이모 씨 등 3명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수ㆍ증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은 기각되긴 했지만, 검찰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박 모 씨는는 직무상 알게된 부동산 정보로 100억원 가량의 시세 차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 거래 정지사태와 관련해서도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5월 이화그룹 계열3사(이화전기·이트론·이아이디) 주식거래 정지 직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이화전기 지분 전량을 팔아치워 부당이익을 거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메리츠증권의 전·현직 임원들이 직무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해 전환사채(CB) 투자를 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처럼 수사 진행 및 재판 결과에 따라 메리츠증권의 금융사 내부통제 부실 문제는 부각될 소지가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초대형IB인가 준비에 나서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 평가로 두고 있는 점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메리츠증권도 이를 의식한 듯 올해 이사회 소속으로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하고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메가경제와의 통화에서 “초대형IB 인가에 대한 일정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 (인가를 받기 위한) 구체적이 계획에 대해 답변할 수 있는 것은 현재로서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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