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기술, 메일 한 통으로 요구”…한세모빌리티 ‘갑질’ 공정위 제재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1 11:02:30
“서면도 협의도 없었다”…기술자료 요구 절차 무시
중소기업 기술보호 ‘구멍’ 여전
공정위 “요구 단계부터 차단”…칼 빼들었다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완성차 부품 공급망에서 반복돼온 ‘기술 요구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협력사의 핵심 기술자료를 별도 협의나 서면 없이 요구한 한세모빌리티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으면서다.


공정위는 한세모빌리티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6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한세모빌리티 ‘갑질’ 공정위 제재.

문제는 협력사를 상대로 한 기술자료 요구 방식이었다. 한세모빌리티는 드라이브 샤프트 부품 생산을 맡긴 수급사업자에게 관리계획서와 고장형태 분석서 등 핵심 기술자료를 이메일로 요구했다. 하지만 요구 목적, 권리 귀속, 대가 등 핵심 조건에 대한 사전 협의는 물론, 법에서 정한 서면도 제공하지 않았다.

이들 자료는 단순 문서가 아니라 제조공정과 품질관리 노하우가 집약된 핵심 기술정보다. 협력사가 오랜 기간 축적한 생산기술이 담겨 있어, 외부 유출 시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는 민감한 자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사업자가 이를 별다른 절차 없이 요구하는 관행은 업계에서 공공연하게 이어져 왔다. 사실상 ‘거절하기 어려운 요구’라는 점에서 중소 협력사 입장에서는 구조적인 취약성이 지적돼 왔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기술자료 요구는 원칙적으로 금지이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더라도 반드시 사전 협의와 서면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특히 단 3건의 자료 요구만으로도 제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간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비공식 자료 요청’ 전반에 대한 규제 신호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이메일이나 구두로 기술자료를 요청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이번 조치로 원사업자들의 내부 통제와 법무 리스크 관리가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향후 기술 유용뿐 아니라 ‘유용 가능성’ 단계까지 감시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단순 절차 위반도 제재하겠다는 점에서 하도급 거래 전반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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