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멈추면 경쟁력 흔들"…SK하이닉스 웃도는 보상 카드에도 '불만'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 및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협상에서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내부 구성원과 여론마저 엇갈리는 양상이 포착돼 양측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노사는 최근 OPI(초과이익성과급) 제도 개편을 놓고 협상을 이어왔지만, 노조가 ‘성과급 상한제의 영구 폐지 명문화’를 고수해 교섭이 사실상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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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4] |
이 과정에서 일부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회사가 제시한 보상안의 수용 여부와 노조 대응 방향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제보를 통해, 회사가 제시한 보상안을 둘러싸고 노조 일부 구성원들의 강경한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다만 해당 성과급 기준이 조합원 다수의 의사를 반영한 결과인지, 혹은 노조 내부 권력 구도에 따른 전략적 판단인지를 두고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사측은 이번 협상에서 기존 성과급 체계를 유지하되 실질적인 보상 수준을 대폭 끌어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핵심은 영업이익의 10% 이상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기존 OPI 상한(연봉의 50%)을 초과하는 지급하는 조건을 내밀었다.
여기에 일부 메모리 사업처럼 호황을 이루는 사업부의 경우 최대 75% 수준까지 보상 확대까지의 카드를 제시했다.
사측은 메모리 사업부에 대해서는 보다 공격적인 인센티브 방안이 제시됐다. 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국내 1위를 달성할 경우 SK하이닉스 등 주요 경쟁사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명시해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적자를 기록한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사업부 역시 예외는 아니다. 사측은 경영 성과가 개선될 경우 기존 OPI 지급 한도를 넘어서는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성과가 낮은 사업부까지 포괄하는 균형적 보상 구조를 설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노조 측은 파운드리 사업부가 현재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동일한 반도체 사업 영역 내에서 근무하는 만큼, 메모리사업부와 유사한 수준의 OPI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OPI 산정 기준을 명문화해 사업부 간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 맞서고 있다.
◆ "영업익 10% 성과급 명문화는 '독'…삼성전자, 투자·형평성 고려한 ‘유연 보상’ 고수
이에 사측은 구조적 부담과 형평성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반도체 실적이 좋지만 항상 수퍼사이클만 있는게 아니라 미래 글로벌 경쟁력 투자와 함께 늘어나는 고정비와 변동비 지출에 따른 투자 재무건전성 차원에서 회사의 성과 기반 평가는 사업부에 따른 차별성을 두는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중심의 반도체 사업은 사업부 간 규모와 수익성이 크게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동일한 기준으로 성과급을 산정할 경우 재원의 형평성 관점에서 일부 사업부에 불리한 결과가 초래돼 회사 전반에 역효과를 줄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노조는 이러한 ‘유연한 보상 확대’ 방식 대신 제도 자체의 근본적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성과급 상한을 전면 폐지하고,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0%’로 장기적으로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EVA(경제적부가가치) 기반 산정 체계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협상 조건을 좁히지 않고 있다. EVA란 영업이익에서 향후 지출될 투자비용까지 차감해 성과급에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협상이 난항을 겪자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노조는 강경 대응 수위를 높이고있다. 갈등이 풀리지 않을 경우 노조는 5월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 "생산라인 멈추면 국가도 흔들"… 삼성전자 ‘부작용 우려’ 경쟁력 리스크 경고
업계에서는 국가경제 핵심 산업인 반도체 사업의 국가 경쟁력이 자칫 노조 측에 반발로 갉아먹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이 차질을 받아 실적에 영향을 받더라도 일방적인 노조의 요구를 받아 들 수 없다”며 “이는 곧 국가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반도체 산업 특성상 업황 사이클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호황기 기준의 보상 체계를 고정화할 경우 향후 사이클 조정기에 기업 부담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며 “노사 갈등 장기화가 투자 의사 결정과 조직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슈퍼사이클과 다운사이클이 반복되는 구조인 만큼 보상 체계 역시 유연성이 중요하다”며 “성과 공유 방식에 대한 합의가 늦어질수록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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