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 사법리스크 불거지고 3개월 후인 올 2월 성과급 지급돼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 기소되는 사태와 개인정보 유출 등 각종 악재 속에 그룹주 전반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1년 만에 30만 주주가 떠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김 위원장은 재판에 넘겨진 상황에서도 성과급으로 5억원을 받은 것이 드러나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카카오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 소액주주는 6월 말 기준 178만9654명으로 지난해 6월 말 199만9126명보다 20만9472명(10.48%) 줄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 소액주주는 73만3984명에서 63만2541명으로, 카카오페이 소액주주는 29만6541명에서 27만8916명으로 각각 13.82%(10만1443명), 5.9%(1만7625명)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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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 7월 2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 1년 동안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를 떠난 소액주주들을 다 더하면 32만8540명이다. 소액주주 수를 밝히지 않은 카카오게임즈까지 감안하면 더 많은 이탈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최근 그룹 전반이 뒤숭숭한 상황이다. 그룹주 전반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주가 상승을 기대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 21일 4만8400원이었던 카카오 주가는 올해 1월 15일 6만1100원까지 올랐지만 이내 하향 추세로 전환, 1년 만인 21일 3만6600원에 장을 마쳤다. 1년 동안의 하락률은 약 -24.66%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는 약 -46.35%(4만3700원→2만4000원)의 하락률을 보여 반토막 난 수준을 보였고 카카오뱅크는 약 –16%(2만5650→2만1500원)를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16∼17일, 27∼28일 등 총 4일에 걸쳐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가 12만원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해외결제 이용고객 정보를 중국업체인 알리페이에 불법적으로 제공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상반기 총 5억원의 보수를 받아 논란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상반기 총 7억50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급여는 2억50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었고 5억원 가량이 상여금이었다. 카카오 측은 “작년 별도 기준 카카오 매출액이 2억4990억원, 영업이익이 5330억원을 달성하면서 재무 실적을 낸데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서 카카오 그룹 차원의 인공지능(AI) 방향성 검토 등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주도한 점이 성과로 인정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상여금을 받은 시점이 주목할 만 하다. 반기보고서에는 김 위원장에 단기성과급을 지난 2월 지급했다고 기재돼 있다. 이는 김 위원장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진 이후인데 앞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을 같은 혐의를 들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을 지적하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에는 카카오게임즈, 에스엠, 픽코마 등 콘텐츠 자회사들의 부진이 컸다”며 “하반기에도 광고, 커머스, 뮤직, 스토리, 인공지능(AI) 사업 모두 이익 성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카카오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전 사업부의 높은 매출 성장률과 자회사 기업가치 상승이었으나, 정부 규제와 조사, 소송 대응으로 전 사업부의 성장률이 둔화했다"며 "새로 제시된 중장기 성장 전략에서도 신사업 혁신성과 구체성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를 기존 5만10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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