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시대, 장난감 회사 대란 일으키는 '어른이들'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04-14 16: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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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덜트 문화 성장에 힘입어 완구·게임 '대란'
어린이날 앞두고 대형마트·이커머스 '분주'

[메가경제=정호 기자] 5월 5일 '어린이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완구업계의 관심이 키덜트족(어른이)에게 집중되고 있다. 자녀에게 선물을 주는 어린이날 문화가 완구를 수집하고 게임을 즐기는 키덜트족들에게도 변화한 셈이다.

 

완구에 대한 인식 또한 아동의 전유물에서 취미로 발전하며 일부 행사장에서는 오픈런 현상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이 인식은 키덜트 마케팅이 출산 저하 등 문제를 직면한 완구 시장의 대안으로 급부상한 이유다. 

 

▲ 레고를 판매하는 서울시의 대형마트 전경.[사진=메가경제]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이커머스들이 어린이날을 앞두고 키덜트족을 겨냥한 마케팅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짱구는 못말려·마블 코믹스·미니언즈 등 다양한 캐릭터 IP를 활용한 마케팅은 팝업스토어와 관련 협업 상품 등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상품들은 아동뿐만 아니라 성인층도 판매 대상으로 삼았다. 

 

통계청 발표를 살펴보면 2023년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 출산율은 2023년 0.73명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이 수치는 0.75명까지 늘었지만 아직 1명 대를 기록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과자와 우유 등 식품과 함께 완구업계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저출산 상황에서 키덜트 시장의 성장세는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키덜트 시장 규모가 2020년 1조6000억원에서 최대 1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키덜트 시장의 성장세는 현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 매장 서울 강서구 '트레이더스 마곡'은 오픈 행사로 건담 팝업스토어를 마련했다. 당시 1만원~ 16만원 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일부 고객이 새벽 4시부터 대기까지 했다. 

 

이 소비문화는 캐릭터 협업의 형태로도 이어졌다. 식품기업 SPC삼립이 지난달 20일 KBO(한국야구위원회)와 협업을 토대로 선보인 'KBO(크보)빵'은 사흘만에 100만봉 판매 기록을 세웠다. 제품 안에 동봉된 각 구단에서 활약하는 선수와 마스코트 등을 담은 띠부띠부실(스티커)는 수집욕을 자극한다. 

 

캐릭터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문화는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챗GPT-4o 모델을 통해 애니메이션 회사 '지브리'의 작화로 메신저 사진을 게재하는 것을 그 예시로 삼을 수 있다.  

 

대형마트·이커머스 등 판매 채널에서는 팝업뿐만 아니라 판매 상품 구색을 늘리며 성인층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레고는 국내에서도 많은 팬층을 갖춘 주요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덴마크 레고그룹은 지난해 매출 743억 크로네(약 15조7400억원), 영업이익 187억 크로네(3조960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3%, 10%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게임에 대한 관심도 날로 증가하는 데 국내에서 '동물의 숲' 대란으로 품귀 현상을 일으킨 닌텐도 스위치의 후속 기종도 발매될 예정이다. 기존 기종은 1억5000만대가 팔렸으며 높아진 가격에도 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응모 참가 조건을 갖출 정도로 까다롭게 진행되는 예약 구매가 기존 벌어질 수 있는 품귀 현상을 미리 대비한 정책으로 보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40대 노모씨는 "주말에 쉬고 싶을 때나 어디로 여행을 갈 때, 아이들에게 게임기를 쥐어주면 한동안 여유를 느낄 수 있어 게임을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고와 게임 타이틀은 대형마트와 이커머스에서도 매년 할인 품목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마트는 다른 대목인 크리스마스 당시 레고·캐치티니핑 등 완구 상품을 구매할 시 신세계상품권 증정 이벤트를 마련했다. 롯데마트에서는 레고 제품을 10만원 이상 구매 시 한정판 브릭머스 시리즈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닌텐도 스위치 타이틀(게임) 또한 어린이날 대표 할인 품목으로 꾸준히 판매되는 상황이다. 

 

이커머스에서는 쿠팡이 오는 5월 8일까지 '어린이날 선물샵'을 먼저 개점했다. 쿠팡은 이번 기획전을 통해 키덜트 문화를 겨냥한 퍼즐·무선조종 자동차 등을 최대 48% 할인한다. 

 

어린이날에 맞춘 성인층을 대상으로 삼은 이 소비 촉진은 올해 5월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어린아이의 전유물이라고 불렸던 캐릭터 상품·게임 등이 어른들의 취미로 널리 알려지며 하나의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이 추억을 공유하는 문화와 성인의 소비력이 합쳐져 키덜트 시장 성장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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