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에 꽂힌 유통家, 경쟁 속 숨은 '생존 전략'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12-03 11: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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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도·재구매·젊은층…브랜드 생존 걸린 'IP 전쟁'
포화된 내수 시장 속, 소비자 '관심몰이' 수단 활용

[메가경제=정호 기자] 유통업계에서 활발해진 캐릭터 콜라보레이션에는 이미 포화상태인 내수시장 속 '생존 전략'을 찾아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게임 등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협업은 비용 부담이 뒤따르지만, 치열해진 제품 경쟁에서 소비자 인식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캐릭터 협업은 일정 기간 사용료를 지불하거나 상품별로 로열티를 책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만 유통업계는 마케팅 효과를 고려해 이를 감수하는 분위기다. 업계가 캐릭터 협업에 적극적인 이유로는 10~30대의 높은 관심도, 재구매 유도, 브랜드 친밀도 강화 등이 꼽힌다.

 

▲ 이마트24 트렌드랩 성수점 캐릭터 상품.[사진=메가경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속 외식비 절감을 노린 수요에 맞춰 CJ제일제당·대상·오뚜기 등이 '코인 육수'를 잇달아 출시했다"며 "특정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 유사 제품이 쏟아지는 시장 구조에서 캐릭터 콜라보는 브랜드 인식을 선점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결국 가격과 맛만으로 차별화가 어려워지면서 캐릭터 활용 목적은 단순 매출이 아닌 제품 인지도 확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30대 여성 박모 씨는 "제품을 구매할 때 익숙한 캐릭터가 있으면 더 눈에 띈다"며 "결국 성분 등을 따져보긴 해도 캐릭터가 선택에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캐릭터 협업은 제품 홍보에서도 힘을 발휘한다. 최근 문을 연 '이마트24 트렌드랩 성수점'은 귀멸의 칼날·스파이 패밀리·주술회전 등 인기 IP 기반 굿즈를 전면에 내세워 젊은층의 이목을 끌었다. 귀멸의 칼날 극장판은 국내 누적 500만 관객을 모으며 관련 상품의 흥행 가능성을 입증했다.

 

트릭컬 리바이브와 협업한 모찌빵·도시락도 출시했으며, 한정판 키링을 제공한 사전예약 이벤트는 오픈 2시간 만에 마감됐다. 특정 팬덤을 제품 수요층으로 끌어들이는 '록인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기념일 마케팅에서도 캐릭터 경쟁은 치열했다. 지난 11월 11일 '빼빼로데이' 당시 CU는 포켓몬 캐릭터 '메타몽' 제품을 선보여 전년 대비 32.4%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키링·핫팩·인형 등 26종을 출시한 콘셉트 스토어에는 수백 명의 소비자가 몰렸고, 특히 '키캡 키링'은 중고 거래가가 세 배 이상 뛰었다.

 

세븐일레븐 역시 산리오 캐릭터 협업 텀블러가 인기를 끌며 매출이 120% 증가했다.

 

높은 인지도의 캐릭터는 비용 대비 성과가 확실해 국내를 넘어 해외 공략에도 활용되고 있다. 농심은 넷플릭스 1위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와 협업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케데헌 협업 제품은 봉지면에서 컵라면까지도 확대됐다.

 

▲ 농심의 케데헌 콜라보.[사진=농심]

 

농심은 불닭볶음면을 내세운 삼양식품 보다 해외 확장에서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이번 협업은 '영상 속 라면'이라는 몰입도를 높이며 브랜드 노출 효과를 극대화한 사례로 분석할 수 있다. 농심은 이 글로벌 성장세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매출 7조3000억 원,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연말을 맞아 '쿵야 레스토랑'과 굿즈 패키지를 선보였다. 햇반·비비고 왕교자 등 대표 제품에 캐릭터를 입혀 일상 속 재미를 더했다는 평가다. 패키지 구성품인 2026년 캘린더·아크릴 키링·스티커는 젊은 1인 가구의 구매력을 겨냥한 요소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젊은 층 소비자 공략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서 MZ세대 공감대 형성을 목표로 '쿵야 레스토랑즈' 캐릭터와의 콜라보 기획했다"며 "1인 가구 소비자들에게 수요가 높은 햇반, 비비고 만두 등을 활용한 '쿵야 레스토랑즈' 콜라보 디자인으로 귀여움과 공감을 모두 챙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종합하면 캐릭터 콜라보레이션은 포화된 내수 시장에서 브랜드 각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인식 제고와 고객 접점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캐릭터 콜라보레이션은 단순한 수익이 아니라 신제품 인지도를 단기간에 끌어올리고 젊은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데 효율적"이라며 "포화된 시장에서 브랜드가 생존할 수 있는 주요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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