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미가 전하는 산업안전보건]⑩ 위험성평가의 효과적 도입을 위해서는?

오혜미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1-09-17 1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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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구체화했다. 주요 내용은 안전보건에 관한 목표와 경영방침 설정, 전문인력과 예산 확보, 종사자 의견 청취 등을 통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그 이행을 담보하라는 것이다.

구체적 내용 중에는 ‘유해·위험요인을 확인, 점검, 개선할 수 있는 업무처리절차 마련’이 있다. 특히 이 절차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위험성평가’로 갈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위험성평가 자체가 유해·위험요인을 파악, 평가, 개선하는 일련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위험성평가 활성화 예상
 

▲ [사진=픽사베이 제공]

위험성평가의 실시는 2014년부터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의무로 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미이행에 따른 직접적인 벌칙, 과태료 조항이 따로 없어 정착이 더뎌왔다.

그러나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각 사업장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위험성평가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이 주요 의무인 ▲유해·위험요인 확인 등의 업무처리절차 마련을 위험성평가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조치에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인 위험성평가를 실시하도록 하는 것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위험성평가를 통해 사소한 위험도 체계적으로 파악

산재 예방에 관한 고전적인 법칙으로 ‘1:29:300’의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 이는 1번의 중대한 사고 이전에는 동일한 원인으로 발생한 29번의 경미한 사고가 있고, 300번의 사소한 징후들이 있다는 통계적 법칙이다. 이 법칙은 사소한 징후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파악, 개선해야 함을 말해준다.

위험성평가는 사소한 위험 징후들을 발굴하기 위한 효과적 기법으로 1990년대 초부터 산업안전 선진국인 영국, 독일, 일본 등은 이를 법적으로 도입해왔다.

위험성평가는 발견된 유해·위험요인에 대한 ‘발생 가능성(빈도)’과 ‘결과 중대성(강도)’을 조합하여 최종 위험도를 결정한다. 따라서 근로자들이 개별적으로 경험하는 사소한 징후도 발생 빈도가 빈번하다면 높은 위험으로 인식되어 관리될 수 있다. 또한 빈도가 매우 드물어 간과하기 쉬운 위험의 경우에도 발생 결과가 중대한 경우 관리 대상이 된다.

근로자 참여로 개선 대책까지 효과적으로 수립

위험성평가는 비단 유해·위험요인의 파악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위험성평가의 핵심은 오히려 위험 감소 대책의 수립과 실행에 있다. 효과적인 개선 대책을 위해서는 해당 위험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근로자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산업안전보건법도 위험성평가를 실시할 때에는 해당 작업장의 근로자를 참여시켜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필자가 경험한 근로자 참여의 효과적 사례를 소개해보면, 해당 기업은 근로자들이 감전 사고의 위험이 있는 작업에 상시 노출되어 본사 안전팀에서는 최신의 절연장갑을 지급해왔다.

그러나 위험성평가에서 감전사고의 빈도는 여전히 높게 나타났고 사고의 원인도 절연장갑 미착용에 있었다. 근로자들의 대답은 예상외였다. 최신의 절연장갑이 너무 두꺼워 작업에 방해가 되니 구형 장갑을 다시 지급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후 장갑 교체로 절감된 예산은 다른 위험 요인의 개선 대책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었다.

근로자가 참여하여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사업장 위험 개선이 이루어진 일례라 하겠다.

소규모 사업장 대상으로 홍보와 지원 필요

안전보건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50인 미만 사업장의 재해자 수는 전체 재해자 수의 75%에 달한다. 소규모 사업장의 유해·위험 요인 관리를 위하여 정부도 위험성평가 도입을 장려하는 인센티브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상시 근로자 수 100명 미만인 사업장은 위험성평가를 실시하고 인정을 받으면 산재 예방 시설 보조금 지원, 노동부 산업안전 기획감독 유예 등의 혜택이 있고, 상시 근로자 수 50명 미만 제조업 등은 산재 보험료율 20% 인하의 혜택이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수 50인 미만 사업장에게 적용을 3년간 유예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소규모 사업장들도 위험성평가를 도입, 사업장의 유해·위험을 관리하는 효과적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사업주의 관심과 정부의 홍보, 지원이 적극 필요하다.

[법무법인 사람 안전문제연구소 오혜미 연구위원, '현장이 묻고 전문가가 답하다! 안전보건 101'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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