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투기 의혹' 일파만파···금융당국, 전 금융권 '비주담대' 실태점검

황동현 / 기사승인 : 2021-03-16 17:34:10
상호금융 핀셋 규제 검토…대출 규제 강화될 듯
금융감독원, 이번주 현장검사 착수
▲ [그래픽=연합뉴스 제공]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금융권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전 금융권의 비주택 담보대출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선다. 상대적으로 비주택담보대출이 규제·감독 사각지대에 있었다는 비판이 일자 전면적인 조사에 나서는 것이다. 

 

일부 지역농협에서 대규모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만큼 상호금융 대출 규제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LH 직원들에게 무더기 대출을 해준 북시흥농협에 대한 현장 조사에도 나설 계획이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상호금융을 비롯해 은행,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전 금융권에 대한 비주택담보대출 현황을 파악 중이다.

 

금감원은 각 금융기관으로부터 서면으로 자료를 받아 지역·유형별 대출 규모 등을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현장 검사가 필요한 대상을 추릴 예정이다. 다만,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 수사와 업무가 일부 중첩될 수 있는 만큼 현장 조사 착수에 앞서 조사 시기와 범위 등을 특수본과 조율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특수본에 5명의 인력을 파견해 LH 직원의 대출이 적법했는지 여부를 살필 계획이다. 또, 북시흥농협에 대해 현장 조사도 계획하고 있다. 참여연대 등에 따르면 3기 신도시 땅을 산 LH 직원 13명 가운데 10여명이 북시흥농협에서 한꺼번에 43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특정 지점에서 무더기 대출이 발생한 배경과 대출 과정에서 불법 혐의가 있는지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실태조사를 통해 사각지대를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일차적으로 이달 중 발표할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비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담을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선 기초자료를 조사하고 있고 특수본이 정식 출범하고 현장 조사를 하면 구체적인 담보 비율 문제 등의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 금융권의 비주담대와 관련해 담보별 금액, LTV(담보인정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에 대한 자료를 다 갖고 있고 추가로 좀 더 보고 있다”고 부언했다

 

일각에서는 주무부처의 부실한 관리·감독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상호금융권의 비주담대의 담보인정비율(LTV)은 40∼70%로 시중은행(토지 60%)보다 여유가 있다. 시중은행들은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이내로 관리하는 반면 상호금융권은 올해 말까지 평균 DSR을 150%로만 맞추면 된다. 상대적으로 대출이 용이하다. 

 

LH 사태를 기회로 상호금융에 대한 철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호금융이 농어민 조합원의 자금 융통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면서 대출 뿐만 아니라 각종 소비자 관련 법안에서도 제외돼 ‘빈틈’을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16일 청와대 앞에서 LH 농지 투기 규탄 기자회견 후 전수조사, 농지법 개정 등이 적힌 종이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편, 시민단체들은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관련해 모든 고위공직자와 공무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16일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청와대 앞에서 LH 농지 투기 규탄 기자회견을 갖은 자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LH 사태가 단순히 일부 직원의 일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부가 대물림되는 사회의 단면이 나타난 것”이라며 “부당한 이득을 취한 자들에 대해 투기 이익을 환수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국 개발 지역에 대한 전수조사, 농지법 개정,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부당이익 환수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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