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 정주영 창업 회장 “치명적인 실수는 도전을 포기하는 것”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5일 모교인 고려대 졸업생들에게 “완벽한 하루를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화두를 꺼내며 ‘단순·반복·끈기·용기’를 강조했다.
▲ 정의선 현대차 회장 |
고려대 경영학과 89학번 출신인 정 회장은 이날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영상 축사를 통해 졸업생들을 격려했다.
대면·비대면 방식으로 동시 진행된 이번 고려대 졸업식은 줌,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정 회장은 졸업 후 새로운 도전을 앞둔 후배들에게 ‘하루, 오늘을 사는 삶’이란 주제로 본인의 경험과 생각을 진솔하게 전달했다.
그는 먼저 “완벽한 하루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지내자는 말이 아니다”라며 “단순해진다는 것은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함에는 분명하고, 날카로우며, 강력한 힘이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경영자로서의 바쁜 삶 속에서 단순해지려면 많은 것을 비워내고 덜어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삶이란 무엇인가를 골라서 쌓아 나가는 것이 아니라 덜 중요한 것을 비워내고 덜어내는 과정”이라고 부연했다.
또 “불확실하고 복잡한 현실 속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가려내고 단순화해 집중하는 능력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으로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남자 양궁 2관왕에 오른 김제덕 선수의 사례를 들어 ‘반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TV 중계에서는 잘 안 보이지만 바람이 많이 불 때는 선수들이 일부러 엉뚱한 곳을 겨눈다”며 ‘오조준(誤照準)’을 통해 과녁에 명중시키는 완벽함의 비결을 ‘반복’으로 꼽았다.
그는 “김 선수는 하루에 1000발을 쏘고 14시간씩 연습하곤 한다”며 “저 역시 오늘도 성공의 루틴을 만들어나가고 그것을 발전시켜 좀 더 좋은 루틴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반복한다”고 말했다.
‘끈기’와 ‘용기’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조부이자 창업주인 아산 정주영 선대 회장이 남긴 말을 꺼내기도 했다.
그는 사업 초기 불의의 화재로 전 재산을 잃고 전쟁까지 겪으면서도 기업을 일으켰던 정 창업 회장이 ‘어떤 실수보다도 치명적인 실수는 도전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다면서 의미를 연결지었다.
앞서 축사 서두에서는 정 창업 회장이 손자인 정 회장에게 자신이 청년 시절에 현재 고려대 본관인 건물의 신축 공사 당시 직접 돌을 나른 일을 이야기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정 회장은 “(정 창업 회장이) ‘내가 고려대학교를 지었다’라고 자랑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면서 “저보다도 더 민족 고대 동문 같았다”라고 술회했다.
그는 “다양한 모색의 과정 속에서 단순함으로 더 소중한 것, 더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내고 계속 반복해 나간다면, 그리고 끈기와 용기를 가지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가 살고자 하는 하루를 살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축사를 마무리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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