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급증에 신용카드 실적도 주목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은행권을 중심으로 외환 서비스 경쟁이 불붙으면서 종전까지 당연히 따라붙던 환전 수수료가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 전문은행 토스뱅크는 지난 1월 환전 수수료를 없앴는데 주요 시중은행도 잇따라 환전 수수료 면제 통장과 관련 상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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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을 중심으로 외환 서비스 경쟁이 불붙으면서 종전까지 당연히 따라붙던 환전 수수료가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김포국제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는 여행객들의 자료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
우선 외환 서비스 경쟁은 앞서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하나카드에서 지난해 트래블로그 신용카드를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으로부터 촉발됐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코로나 엔데믹에 해외여행이 폭증하면서 다양한 통화에 대한 환전이 늘고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어 여행자들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하나카드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내 외환 서비스의 강자인 하나은행을 배경으로 침체된 카드 시장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트래블로그 신용·체크카드를 주력으로 내세운 하나카드는 관계사 하나은행의 모든 영업점으로 발급처를 확대하고 급증하는 고객들을 위해 서비스 제공기한을 계속 연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은행권으로 번진 외환 서비스 경쟁은 토스뱅크에서 불을 지폈는데 이미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나 준비해왔던 시중은행과의 맞대결이 펼쳐질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오는 3월부터 환전 수수료를 100% 면제하는 통장과 체크카드를 내놓기로 했다. 당초 12월 상품을 선보이려던 계획을 9개월이나 앞당겨 출시하는 이유는 최근 부동산 담보대출 갈아타기 등 틈새시장에서 약진하는 인터넷은행들과 경쟁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선두인 KB국민은행 역시 오는 4월 환전 수수료 면제 상품과 관련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목표로 막판 개발작업에 한창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성공에 자극받은 듯 지난 1월 신한금융그룹 통합 슈퍼 앱을 선보이면서 SOL 트래블 체크카드를 함께 등판시켜 환전 서비스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그동안 수출입기업 등 한정된 고객을 위한 FX 혜택 중심으로 이뤄진 경쟁이 여행자 등 개인 고객 확보로 전환되면서 소비자들이 다양한 외환 서비스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종전에는 기업이든 개인이든 고객이 외환을 매입하거나 매도할 때 모두 환전 수수료를 내야 했으나 타행간 이체·ATM 출금 수수료 등처럼 사라질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된 셈이다.
다만 환전 수수료 면제 상품·서비스 러시가 금융사의 수익원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드는데 현재 외환거래에 쓰이는 결제 네트워크 사용료나 부대비용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주택담보대출에서는 부동산 감정 및 담보설정 관련 비용을 부담하는 금융사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부대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안정적인 이자수익의 원천이 된다는 데 있다.
반면 외환 서비스는 일회성 수수료 수익을 금융사에서 포기하고 비용을 부담할 수 있을 일정 수준을 넘어선다면 해당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중단할 수도 있게 된다. 한때 손해보험사들이 현장출동 서비스로 경쟁을 벌이다 비용부담을 이유로 점차 줄이다 없애버린 전례도 있다.
신용카드사들이 부가혜택을 홍보하며 회원 모집에 열을 올리다가 슬그머니 혜택을 축소하거나 없애 소비자들에게 비난을 받았던 적도 있다. 따라서 업계로부터 이번 환전 수수료 면제 경쟁이 어일시적인 현상일지 앞으로 장기간 유지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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