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정호 기자] 이 책의 저자 로베르 브와예(Robert Boyer, 1943~)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경제이론인 조절이론(Théorie de la Régulation)의 창시자 중의 한 명으로서 고령의 나이에도 거시경제, 노동경제, 기술혁신, 경제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는 저명한 경제학자이다.
사회연대경제의 이론적·역사적 맥락과 현대적 의미,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 등을 다룬 브와예의 저서 「L’Économie Sociale et Solidaire: Une utopie réaliste pour le XXIe Siècle ?」(2023년 발간)의 한국어 번역본(박충렬·안정현 옮김, 사회연대경제: 21세기를 위한 현실적 유토피아?)이 한국사회연대가치기금의 후원으로 지난 5월에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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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사회연대경제> |
브와예는 협동조합, 상호조합, 비영리단체, 재단 등으로 대표되는 사회연대경제(ESS)가 단순히 시장이나 국가의 실패를 보완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혁신과 경제민주주의의 토양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경제이론과 역사적 사례를 교차 분석해 ESS가 연대와 상호성, 민주적 운영, 지역적 뿌리 등 다양한 조직 원리를 통해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경제 모델로 발전해 온 과정을 살피고 있다. 이와 함께 ESS가 왜 아직까지 주류 경제체제의 대안으로 자리 잡지 못했는지, 그리고 그 한계와 가능성은 무엇인지도 탐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브와예는 ESS가 국가와 시장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제3의 길’임을 강조한다.
나아가 브와예는 2020년대 초 시장 중심의 신자유주의가 한계에 봉착하고 국가의 역할이 재조명되는 시점에서, ESS가 어떻게 사회적 안정과 혁신의 기반과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경제체제 논의에서 왜 ESS가 더 주목받아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ESS가 갖는 한계(규모의 제약, 제도적 장벽 등)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혁신과 연대의 힘, 그리고 지역사회 기반의 경제민주주의가 미래 사회의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ESS는 시장과 국가의 조정 메커니즘을 보완하며, 사회적 불안정에 대한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브와예는 경제학 이론과 실제 사회운동, 정책적 논의를 연결하여 ESS의 역사적 뿌리와 현대적 의미를 균형 있게 조명하며, 사회연대경제의 미래를 위한 실질적 논의를 제시하고 있다. 단순한 비판을 넘어, 연대와 협동, 민주주의에 기반한 경제체제의 실현 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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