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맞댄 이재용·손정의...삼성·ARM 전략적 협력 방안 모색

김형규 / 기사승인 : 2022-10-05 17:33:56
  • -
  • +
  • 인쇄
ARM 인수 관련 내용은 없어…중장기적‧전략적 제휴 논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만나 반도체 설계기업 ARM과 관련한 전략적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예상과는 달리 이날 삼성의 ARM 인수와 관련한 대화가 오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2019년 7월 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회동 장소로 향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지난 4일 오후 삼성전자의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회동했다. 이 자리에는 면담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과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르네 하스 ARM CEO 등이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에서 ARM의 지분 매각이나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 IPO 투자) 등 기업 인수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ARM 매각보단 삼성전자와의 중장기적 협력 방안 논의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이번 (한국)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며 “삼성과 ARM의 전략적 제휴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5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몸값과 까다로운 반독점 심사 문제 등으로 삼성전자의 ARM 단독 인수가 어렵다고 손 회장 측에서 판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ARM을 660억 달러 규모에 인수하려 했으나 결국 불발됐다. 산업 영향력이 큰 기업의 인수합병에 따르는 각국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손 회장은 ARM을 매각하는 대신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 역시 세계 각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와 경기 침체 전망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ARM은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부터 컴퓨터 CPU를 아우르는 칩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이 회사의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삼성‧퀄컴‧애플 등이 생산하는 자사 AP도 모두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한다. 

 

손 회장은 지난 2016년 ARM을 320억 달러에 인수해 지분 75%를 갖고 있다. 나머지 지분 25% 역시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가 보유 중이다.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합작한 세계 최대 기술 펀드다.

손 회장이 지난 2020년 위워크 등 잇단 기업 투자 실패로 천문학적 손실을 내면서 자금 조달을 위해 ARM을 매물로 내놓은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물인터넷(IoT) 시대 도래로 ARM의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 달리 IoT 기기의 대중 보급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재매각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 전용 차세대 AP의 개발 능력 강화와 자체 AP ‘엑시노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ARM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또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이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만큼 삼성전자의 ARM 인수에 상당한 무게가 실린 상황이었다.

 

앞서 손 회장은 2019년 방한 당시 이 부회장을 만나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중남미‧영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기자들에게 “다음 달 손정의 회장이 무슨 제안을 하실 것 같다”고 말하면서 삼성의 ARM 인수설이 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 만남에서 빅딜이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양측의 협력적인 논의는 계속될 전망이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형규
김형규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오뚜기, ‘더핫 열라면’ 출시 3주 만에 200만개 판매 돌파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오뚜기는 지역상생 가치를 반영한 신제품 ‘더핫 열라면’이 출시 3주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개를 돌파했다고 17일 밝혔다. ‘더핫 열라면’은 인구소멸 위기지역인 경상북도 영양군과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지역 특산물인 ‘영양고추’를 담아낸 제품이다. 기존 ‘열라면’보다 약 1.5배 매워진 강렬한 맵기와 깔끔한 뒷맛으로 소비자들의

2

bhc, 9월에도 T멤버십 할인 쿠폰 증정
[메가경제=심영범 기자]다이닝브랜즈그룹의 치킨 브랜드 bhc가 SK텔레콤의 멤버십 서비스 ‘T멤버십 상시 제휴 브랜드’로서, 9월에도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할인 혜택을 이어간다. bhc는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 혜택을 제공하고 가맹점에는 수수료 부담 없는 자사 앱 주문 확대를 지원하고자 T멤버십과 협력해 상시 할인 혜택을 운영하고 있다. 동일 카테고리 내

3

KT&G복지재단, 사회복지기관 대상 경차 150대 전달
[메가경제=정호 기자] KT&G복지재단이 지난 16일 군포시가야종합사회복지관에서 ‘2025 사회복지기관 차량 전달식’을 갖고 전국 사회복지기관에 경차 150대를 지원했다. KT&G복지재단은 전국 복지기관들의 원활한 현장 업무를 위해 2004년부터 기동성이 뛰어난 경차를 지원해 왔다. 올해는 전국적인 복지 수요자 증가로 인한 업무차량 부족 문제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