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종목은 단연 '화장품', 호시절 돌아왔나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올해 1월 면세점 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과 해외 여행객 급증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돼 오랜 부진을 이어오던 면세점 업계와 화장품 업계에 '단비'로 작용하고 있다.
통계청의 2024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면세점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는 119.5(2020=100)로 전월(92.4) 대비 27.1P급등했다.
![]() |
▲ 관광객 증가로 면세점 화장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연합] |
상승폭은 2021년 11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상승률(29.3%)은 2010년 집계 이래 각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1월 면세점 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99.5% 증가한 15조9100억 원으로 16조원에 육박했다.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1년 3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된 결과다.
면세점 실적 상승의 배경은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해외를 찾는 국내 여행객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88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3% 늘었다. 해외로 출국한 여행객도 55% 증가한 277만 명을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화장품 판매가 면세점 판매의 일등공신이다. 1월 화장품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월 대비 7.2p 상승한 107.1로 집계됐다. 화장품이 포함된 비내구재 소매판매액 지수 역시 1월 103.7로 전월 대비 2.3p 올랐다. 면세점·화장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체 소매판매액 지수도 전월 대비 0.8p 오른 104.5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 1월 소매판매액 지수 상승은 판매처별로 보면 면세점의 기여도가 컸고, 상품별로는 화장품의 기여도가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겨울방학으로 여행 수요가 확대됐으며, 중국인 관광이 닫혀있다가 국경이 개방되면서 늘어난 효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고무돼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시대를 맞아 국경봉쇄가 해제된 지 1년이 넘었지만, 면세점과 화장품 판매량은 팬데믹 시절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경 봉쇄만 해제되면 예년 수준의 매출이 금방 회복될 것이란 관련 업계의 기대감을 벗어난 결과였다.
국내 화장품 업계의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나란히 실적 부진에 휩싸인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0.5% 줄어든 4조21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82억으로 49.5% 줄었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화장품 사업부문 매출이 2조8157억원으로 전년보다 12.3% 낮아졌고, 영업이익은 1465억원으로 52.6% 반토막났다. 양사 모두 중국 수요 약세와 면세점 등 주요 채널 매출 부진이란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면세점과 화장품 매출이 급등한 것은 양사의 실적 반등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오는 10~17일에는 중국 춘절 연휴 기간을 맞아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화장품 업계와 면세점 업계가 춘절 특수를 잡기 위해 마케팅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과 화장품의 판매량 급증이 '반짝현상'일 가능성도 크지만, 올해 중국인 방한 관광객이 전년 대비 8배 증가한 약 200만 명이 예상된다는 보고서가 나오는 등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