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주주 국민연금, KT&G 경영진 편들어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KT&G는 28일 대전 대덕구 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방경만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최종 선임됐다고 밝혔다.
앞서 방 사장의 선임을 반대했던 최대주주 IBK기업은행은 이번 결과로 체면을 구기게 됐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KT&G 경영진의 편을 들며 방 사장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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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가 28일 대전 대덕구 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방경만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최종 선임됐다고 밝혔다. 방경만 신임 KT&G 대표이사 사장 [사진=KT&G] |
다만 기업은행은 이번 KT&G 주총에서 자신이 추천한 사외이사로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선임된 것에 만족하고 있다. KT&G는 이번 주총에 사내·사외이사를 불문하고 상위득표 후보자 2명을 선임하는 통합집중투표제를 도입해 표결절차를 진행했다.
당초 신임 사장 후보로는 방경만 부사장이 단독으로 결정된 상황이었고 사외이사 후보로는 임민규 KT&G 이사회 의장과 기업은행에서 제안한 손동환 교수 등 총 2명이 리스트에 올랐다.
기업은행은 작년말 기준 KT&G의 지분 7.1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번에 손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파악된다. 행동주의 펀드 FCP(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 역시 손 후보 선임을 지지하는 견해를 사전에 밝힌 바 있다.
이번 KT&G 주총에서는 작년말 기준 지분율 6.64%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서 방경만 사장 선임안과 손동환 사외이사 선임안에 모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KT&G 사외이사 임기는 3년이다. 손동환 신임 사외이사는 공정거래법과 상법 등 경제법과 기업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정치적 판단 및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경영진과 회사에 조언할 수 있는 법률 전문가로 유명하다.
기업은행은 이번 주총 전 국민연금과 ISS, 글래스루이스와 한국ESG기준원, 한국ESG평가원, 서스틴베스트 등이 기업은행의 주주제안인 손동환 후보 선임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고 강조했다. 반대했던 방 사장의 선임안이 무난히 가결 처리된데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대신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KT&G 주주제안 사외이사 선임은 KT&G의 지배구조 선진화와 이사회의 책임 있는 역할에 크게 기여할 것”이며 “향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에 발맞춰 KT&G 가치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KT&G는 민영화이후 20년여간 줄곧 내부 출신 중심의 경영체제를 유지해왔는데 기업은행의 강한 견제에도 불구하고 이 시스템이 깨지기는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방경만 신임 KT&G 사장은 9년만에 새로 선임된 KT&G의 수장으로 한국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햄프셔대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방 사장은 1998년 KT&G(당시 한국담배인삼공사)에 입사한 뒤 브랜드실장과 글로벌본부장·전략기획본부장·사업부문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방 사장은 KT&G 브랜드실장으로 재임하면서 초슬림형 신제품 담배 ‘에쎄(ESSE)’ 브랜드의 인지도를 크게 높여 해외수출 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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